문미옥 "국가 R&D 혁신"…신용현 "연구원 처우 개선"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300명 중 과학기술계 출신 인사는 5명이다. 인공지능 ‘알파고’의 등장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지만 과학기술계 출신 당선자는 전체의 1.7%에 불과하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에서 함께 일했던 문미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와 신용현 국민의당 당선자는 대표적인 여성 과학기술인이다. 두 당선자는 과학기술 전문가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를 희망하고 있다.

문 당선자는 포스텍 1기 출신으로 개교 30년 만에 나온 첫 의원 당선자다. 포스텍에서 ‘다금속간 초전도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문 당선자는 WISET 기획정책실장을 지내는 등 2003년부터 과학기술인재정책 분야에서 일해왔다. 그는 “문제를 파악하고 해법을 찾는다는 점에서 정치와 과학은 본질적으로 하나의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정치는 사람과 집단 사이의 합의와 갈등 조정 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초선 의원답게 배우는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구개발(R&D) 분야는 장기적이고 본질적 투자가 필요하다”며 “국가 R&D 투자의 혁신이 20대 국회 의정활동의 핵심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 “미방위의 활동을 보면 정쟁 이슈가 많은 방송과 통신 분야에 밀려 과학기술 정책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며 “독립적인 과학기술 정책을 담당할 위원회를 신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 당선자는 연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고체물리학 석사를, 충남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을 지냈고, WISET에 발기 이사로 참여했다. 그는 1984년 표준과학연구원에 입사해 32년간 ‘기술 표준’ 한길을 걸어왔다. 그는 “미래 일자리를 찾는 일은 과학기술로부터 시작한다”며 “현장에서 일하는 연구원들과 소통을 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학계에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이공계 인력 처우 개선’을 꼽았다. 그는 “R&D 연구실이 하나의 중소기업처럼 운영되지만 학생 신분의 이공계 대학원생은 근로기준법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공계 인력의 안전, 보험제도 등 근로조건과 인권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꼭 1호 법안으로 하지 못하더라도 이른 시일 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했다.

두 당선자는 ‘여성 과학기술인 지원의 중요성’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신 당선자는 “이공계 대학 졸업자 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30% 정도지만 현업에서 연구하고 일하는 비율은 이에 턱없이 못 미친다”며 “이공계 여성을 잘 활용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 제고라는 측면에서 국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문 당선자도 “30년 넘게 육성한 과학인력을 출산과 육아로 잃는 일이 연구 현장에서 비일비재하다”며 “과학기술 현장에 맞는 보육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