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중진연석회의서 해법 가닥…비대위원장 외부인사 영입에 무게
당권 노리는 친박 이주영, 원내대표-비대위원장 겸임 강하게 반대
친박, 비대위원장에 강재섭·황우여 등 전직대표 또는 외부인사 인선 제안
정진석, 상임전국·전국위 무산 유감 표명…"국민과 당원께 송구"

새누리당은 20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및 혁신위원장 인선안 확정이 무산된 것과 관련, 보완책으로 비대위와 혁신위를 일원화하는 이른바 '혁신형 비대위'를 구성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사태 수습을 위해 소집한 원내지도부·중진연석회의에서 4선(20대 국회 기준) 이상 중진들은 대다수가 이런 방안을 해법으로 제시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비대위와 혁신위를 분리하지 않고 비대위에 당 혁신 추진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혁신비대위의 임기는 6개월 정도가 적당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중진들은 다만 의견 제시만 하고 임시 지도부 형태에 대한 최종 결정은 정 원내대표에게 일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 원내대표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에 따라 임시 지도부 인선을 둘러싼 내홍이 봉합될지, 아니면 제2라운드가 시작될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장도 기존의 정진석 원내대표 대신 외부에서 새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비교적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친박계 이주영 의원은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분리해야 한다. 그것만이라도 오늘 결정짓자"며 강하게 밀여붙였으며, 이에 대해 정우택 홍문종 의원 등도 동조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러나 나경원 정병국 등 비박계 중진들은 당선인 총회에서 정한 것을 임의로 바꿀 수 없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친박계에서는 강재섭, 황우여 전 대표 등 전직 대표들을 비대위원장에 임명하는 방안과 보수단체 대표를 비롯한 외부 인사 영입 등을 제안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내가 하면 왜 안 되느냐"고 물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기존 비대위원들에 대해서는 바꿔야 한다는 의견과, 유지하되 일부를 추가하자는 의견이 혼재했지만 비대위원 인선은 비대위원장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는 데에는 공감을 이뤘다.

이와 관련해 친박계 의원들은 비대위원 인선에서 계파를 안배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전당대회 시기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7월 말~8월 초 개최가 가장 적당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는 전언이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가 중진 의견을 잘 받아들였고 알아서 하겠다고 했다"면서 "혁신이 가장 중요하니 혁신 비대위를 해야 하고 전당대회도 빨리 치러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만들자"고 말했다.

홍 의원은 "비대위원장은 원내대표가 겸직할 수도 있고 따로 할 수도 있는데, 원내대표가 알아서 결정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한선교 의원은 "다수가 혁신형 비대위로 가자고 했다"면서 "다만 비대위원장을 원내대표가 겸직할지, 어떤 형태로 갈지는 전혀 결론난 게 없다"고 전했다.

중진들은 또 비대위 인선 논란의 와중에 계파 갈등이 노출되고 정제되지 않은 막말이 오간 데 대해 반성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민경욱 원내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상임전국위와 전국위가 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된 데 대해 "최근 당내 상황에 대해 당을 대표하는 원내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들 송구스럽다"고 유감을 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안용수 배영경 류미나 현혜란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