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자 만찬, 전야제·기념식 참석…호남 입지위축 '정면돌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총선 후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 5·18 민주화운동 현장인 금남로에서 시민과 주먹밥을 나눴다.

총선 직전인 지난달 8일 광주에서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약속한 뒤 국민의당에 광주를 통째로 내주는 등 당의 호남 참패로 정치적 입지가 위축된 위기를 정면 돌파하려는 몸짓으로 해석됐다.

문 전 대표는 17일 오후 36주년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 부대행사가 열린 광주 동구 금남로를 방문했다.

문 전 대표는 광주 서을에서 낙선한 양향자 후보 등과 함께 시민과 악수를 하며 행사로 차량이 통제된 금남로 거리에 펼쳐진 부스를 찾았다.

5·18 실종자 가족, 해고 노동자들의 사연을 귀담아들은 문 전 대표는 친일역사 청산을 홍보하는 부스에서 서명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정치에서 물러난다는)약속을 지키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주변에서는 문 전 대표에 대한 지지 여부를 놓고 시민이 서로 논쟁하는 모습도 보였다.

문 전 대표는 '오월 어머니집'이 차린 주먹밥 나눔 행사 부스에서 자리를 잡고 양 후보와 주먹밥을 만들어 시민에게 나눠주며 소통을 시도했다.

그는 지난달 광주 방문 시에도 오월 어머니집을 찾은 바 있다.

문 전 대표는 인근 식당에서 영호남 총선 낙선자들과 만찬하고 전야제에 참석한다.

18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공식 기념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전날에는 1박 2일 일정으로 고흥 소록도병원에 머물렀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소록도에서 마리안느 수녀님, 소록도에 계셨거나 소록도 출신인 신부님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그분들의 헌신 앞에 한없이 겸손해질 수 밖에 없다"며 "섬긴다는 말의 참뜻을 그보다 더 보여줄 수 있을 수 있을까"라고 방문 소감을 남겼다.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박철홍 기자 sangwon700@yna.co.kr, pch8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