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공식 출범 전부터 청와대에 '쓴소리'
"'답정너'…사즉생 각오로 당 바꿔 국민에 답할 것"


새누리당 김용태 혁신위원장은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전날 청와대 일부 개편 인사에 대해 "국민에 대한 답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들과의 상견례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평가한 뒤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여러분들이 잘 아실 것"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청와대 개편 인사가 자신이 생각하는 수준의 '여권 쇄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따라 비박(비박근혜)계 가운데서도 이른바 '반박(反朴·반박근혜)'이라는 평가까지 받는 김 위원장이 향후 당 혁신 과정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청와대와의 정면충돌도 불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당 쇄신 방향에 대해서는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된다'는 뜻의 신조어 '답정너'를 인용한 뒤 "(국민의 요구에) 대답할 수 있는 게 혁신의 출발"이라면서 "답은 정해져 있고, 이제는 대답해야 한다.

대답하지 않고 딴전을 부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난달 4ㆍ13 총선 직후 지역구 유권자인 한 할머니가 자신을 불러 '너무 미안한데 김 의원을 찍지 않았다'고 얘기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새누리당이 이 할머니의 말씀에 대답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혁신안은 이미 다 나와 있고, 모두가 알고 있다"면서 "실천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새누리당은 살고자 한다.

그러려면 죽을 각오로 해야 한다"면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고, 사즉생(의 정신)만 남아있기 때문에 이런 각오로 새누리당을 완전히 바꿔서 국민의 부름에 답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위원장은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서는 "피해갈 수 없는 문제"라면서 "내일 전국위원회에서 (혁신위원장으로) 결정되면 그 다음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류미나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