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여야 3당 원내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옅은 분홍색 재킷을 입었다. 취임 이후 여섯 차례의 여야 지도부 회동에서 대부분 푸른색이나 초록색 계통의 상의를 입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박 대통령이 이른바 ‘전투복’이라고 불리는 초록색 계통과는 전혀 다른 분홍색 상의를 고른 것은 상당한 정치적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에게 이번 여야 지도부 회동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큰 무게감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다. 4·13 총선이 새누리당 참패로 끝나고 여소야대(與小野大)의 3당 체제가 형성되자 박 대통령은 “총선 민의를 받들겠다”고 밝혔다. 이번 회동에 대해서는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소중한 기회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 회동은 박 대통령이 20대 국회에서 협치(協治)를 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주목받았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분홍빛 재킷을 입은 것은 야당 지도부와의 만남을 부드럽고 희망적으로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던 2014년 1월6일 분홍색 상의를 입었다. 박 대통령은 그때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국민행복시대 등을 언급했다.

이날 여야 3당 지도부는 각자 자기 당을 상징하는 넥타이를 매 주목을 끌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의원회 의장은 당의 상징 색깔인 붉은색 넥타이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변재일 정책위 의장은 파란색 계통의 넥타이를,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김성식 정책위 의장은 초록색 넥타이를 각각 맸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