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사항은 靑 발표로 통일, 여야 3당은 각자 발언 소개
상대당 평가 삼가고 서로 격려하는 모습도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의 13일 청와대 회동은 지난해 10월 회동 때와 언론브리핑 방식부터 큰 차이를 보였다.

청와대와 여야가 한목소리로 "협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평할 만큼 회동 분위기도 부드러웠지만 각자의 브리핑에서도 혼선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으로 회동의 의미를 더욱 부각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3당 원내지도부는 청와대 회동이 끝난 뒤 국회로 돌아와 각자의 발언 내용과 회동 총평을 소개했다.

합의사항은 청와대에서 일괄적으로 밝히고, 원내지도부는 각자의 발언만 소개하기로 미리 조율한 것이다.

각 당 원내대변인이 배석하지 않아 여야 지도부가 회동 중에 직접 받아적은 내용을 언론에 전하는 형식은 같았지만 지난번과는 달리 별도의 발표문이 나오면서 핵심 주제를 놓고 전언이 엇갈리는 '진실게임'이 벌어지지도 않았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회동 후 국회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국정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어록은 청와대에서 상세하게 브리핑할 것"이라고 말했고,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대통령과의 만남을 그렇게 문답식으로 미주알고주알 얘기하는 것은 옳은 게 아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3당에서는 각자 자기가 대통령에게 한 말을 발표하기로 했다"며 구체적인 회동 결과는 청와대로 넘겼다.

덕분에 지난번 회동처럼 대통령의 발언을 잘못 전했다가 정정하는 해프닝은 빚어지지 않았다.

지난 10월 청와대에서 열린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 당시에는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김무성 대표의 발언을 대통령 발언으로 잘못 전달했다가 정정하기도 했었다.

3당 원내지도부는 다른 당에서 한 발언에 대한 언급도 삼갔고, 회동 이후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 청와대 회동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우 원내대표도 "회동 후 상대 이야기를 소개하면 진실공방으로 흐른 적이 있다"며 "제가 취지를 왜곡할 수 있어 (다른 당에서 하신) 말씀은 안 하는 게 좋겠다"고 말을 아꼈다.

박 원내대표도 회동 후 결과 브리핑에서 더민주, 새누리 원내대표를 추켜세우기만 할 뿐 구체적인 발언 내용은 일절 전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회동 당시에는 박 대통령이 과거 자신을 '그년'이라고 지칭했던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뼈있는 농담을 던진 사실을 새누리당 원 원내대표가 언론에 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또 이 원내대표가 대변인이 배석하지 않는 만큼 휴대전화로 대화 내용을 녹음하게 해달라고 하고, 현기환 정무수석은 기록한 종이를 넘겨달라고 하면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었다.

더민주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과거 사소한 것 때문에 감정싸움이 생긴 일이 있었는데 그런 것이 반복되면서 회동 무용론으로 비화하기까지 했다"며 "이를 거울삼아 그렇게 하지 말자는 컨센서스가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이신영 박수윤 기자 esh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