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인민복 차림으로 군중대회 등장…손 흔들며 군중에 화답
황병서 입 가리고 김정은과 대화…주석단 안쪽 김여정 모습 포착


북한 노동당 제7차 대회 폐막을 기념하기 위해 10일 오전 군중대회가 열린 평양시 김일성 광장은 10만 여명의 주민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향해 외치는 '만세' 소리와 이들이 흔드는 붉은색 꽃술로 뒤덮였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오전 10시25분(평양시 오전 9시55분)부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제7차 당대회 경축 평양시 군중대회 및 군중시위(민간 퍼레이드) 행사를 실황 중계 방송했다.

김일성광장은 가득 메운 주민들이 소지한 붉은색 카드섹션 도구를 높이 치켜들 때면 붉게 물들었다.

하늘에는 표어가 달린 비행기구 여러 개가 떠 있었다.

일반적으로 김일성광장의 수용 인원은 15만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10시 30분께 '당 위원장'에 추대된 김 제1위원장이 주석단에 등장하자 광장을 가득 채운 주민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이번에는 인민복에 뿔테 안경 차림이었다.

그는 앞서 당대회 기간에는 양복에 은색 넥타이 차림으로 행사에 참가했다.

그가 등장하자 주석단에 대기하던 소년단원들이 꽃다발을 건넸다.

그는 밝은 표정으로 꽃을 받아들고는 양 손으로 소년단원 아이들의 볼과 머리를 쓰다듬었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김정은 시점 오른쪽)과 박봉주 내각 총리가 뒤이어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내 김 제1위원장의 양옆 바로 곁에 섰다.

그 다음에는 마찬가지로 상무위원회에 재진입한 최룡해 부위원장을 비롯해 당 중앙위원회 간부 등 60여명이 자리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연설 동안 김 제1위원장은 별다른 표정의 변화 없이 곁의 박 총리나 최 부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김 상임위원장은 연설에서 "희세의 천출위인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높이 모시고 백전백승 조선노동당의 영도따라 나가는 우리 인민의 앞길에는 언제나 승리와 영광만이 빛날 것이다"라고 김 제1위원장을 찬양했다.

연설이 끝나고 11시께 주민들이 붉은 바탕에 흰 글씨로 거대한 '김일성' 글자를 만든 상태에서 대형 노동당기를 치켜든 20대 남성들의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문자는 '김정일', '영광', '일심단결', '청년강국', '병진노선' 등으로 시시각각 바뀌었고 각계각층 주민의 퍼레이드도 이어졌다.

'우리당과 인민의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 만세',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 만세', '수령님들께 최대의 경의를',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 만세' 등 문구가 적인 표지물이 퍼레이드를 장식했다.

퍼레이드 동안 김 제1위원장은 주민들을 향해 오른손을 높이 들어 인사했다.

다소 무거운 표정이었던 그는 퍼레이드가 시작하자 환하게 웃으며 주변 간부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11시40분께 퍼레이드가 끝나자 김 제1위원장은 주석단 외곽을 5분여 간 크게 돌며 광장의 주민을 향해 손으로 인사했다.

주민들은 그를 향해 환호하며 만세를 외쳤다.

광장의 주민을 돌아보던 김 제1위원장이 무언가를 묻자 곁의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허리를 숙이고 급히 다가가 입을 가리고 답하기도 했다.

주석단 안쪽에서는 검은색 치마 정장을 입은 김여정 당 부부장이 오빠 김 제1위원장의 동선을 챙기는 모습도 포착됐다.

지난 6일 개회한 당대회는 김정은 제1위원장을 당 최고 직책인 당 위원장에 추대하고 지난 9일 폐회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hapy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