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국 상무위원·위원·후보위원 2~5명 늘려…신진세력 진출
박봉주 내각총리 중용…'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염두에 둔 듯
리수용 급부상은 공세적 외교 예고…김여정 첫 중앙위 위원 선출


북한이 10일 공개한 제7차 노동당 대회 계기 당 인사는 대규모 승진과 일부 세대교체로 요약할 수 있다.

'노·장·청의 조화'라는 북한의 인사 원칙은 지켰다.

원로들을 대거 물러나게 하는 대신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 후보위원의 수를 2~5명 늘려 신진세력이 진출할 수 있도록 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공보를 보면 정치국 상무위원은 3명에서 5명으로, 상무위원을 포함한 정치국 위원은 14명에서 19명으로 각각 늘었다.

정치국 후보위원도 7명에서 9명으로 늘었다.

고령을 이유로 퇴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상무위원으로 유임됐다.

일선 후퇴가 점쳐졌던 박봉주 내각 총리는 오히려 정치국 위원에서 상무위원으로 승진했다.

원로 격인 김기남 당 선전선동부장도 정치국 위원직을 유지, 건재를 과시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세대교체 차원에서 퇴진한 인물들은 리용무,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들을 들 수 있고, 강석주 국제비서는 건강악화로 해임됐다고 볼 수 있어 세대교체의 폭은 의외로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세대교체의 폭이 크지 않은 가운데도 '김정은 대관식'을 기념하는 대규모 승진 인사가 단행됐다.

최룡해와 박봉주가 정치국 상무위원에 리수용, 박영식, 리명수, 리만건, 김평해, 최부일, 로두철 등 7명이 정치국 위원으로 각각 승진했다.

정치국 후보위원으로는 김수길, 김능오, 박태성, 리용호, 임철웅, 리병철, 노광철, 리영길 등 7명이 새로 진입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이번 노동당 인사의 특징은 승진자가 많다는 것"이라며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 후보위원의 자리를 늘리면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비서국이 해체되면서 신설된 정무국은 김정은 당 위원장을 포함해 10명이다.

기존 비서국의 비서가 김 제1비서을 포함해 10명인 점을 고려할 때 인원수의 변화는 없었다.

인적 변화도 강석주와 박도춘이 빠지고 리수용과 리만건이 새로 진입한 정도다.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은 황병서 부위원장을 포함해 15명에서 11명으로 줄었다.

김락겸 전략국사령관과 김명식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최영호 항공 및 반항공사령관, 윤정린 호위사령관, 폭풍군단장 출신의 최경성 상장은 중앙군사위 위원에서 배제됐다.

현역 군인을 당 중앙군사위에서 대거 빼면서 박봉주 내각총리를 진출시킨 것이 특징이다.

정 실장은 "박봉주 내각총리가 당 중앙군사위 위원에 선출한 것은 이례적인데 당 중앙군사위에 내각총리까지 포함돼 이 조직의 위상과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내각총리가 새로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출한 것은 앞으로 경제 분야를 신경을 쓰겠다는 신호로도 해석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이 이번 당 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제시했다"며 "박봉주의 상무위원 진출은 경제 정책을 강조했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리수용 외무상이 정치국 위원과 정무국 부위원장(옛 당 비서)으로 급부상한 것도 주목된다.

양 교수는 "리수용 외무상의 급부상은 북한이 앞으로 핵 문제 등과 관련해 공세적인 외교를 펴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인사에서 김영철을 제외하면 통일전선 쪽 인사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앞으로 남북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며 "대립관계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김 제1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장은 이번에 처음으로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양 교수는 이에 대해 "김여정이 이번이 정치국 위원 혹은 후보위원, 당 전문부서 부장으로 승진하지는 않았지만, 당 중앙위 위원으로 선출된 것으로 볼 때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