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 등 5개 감투 추가

36년 만에 개최된 북한 노동당 제7차 대회를 통해 '최고 수위'에 오른 김정은이 쓰고 있는 감투는 모두 9개에 달한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대회 마지막 날인 9일 추대사를 통해 "전체 대회 참가자들과 온 나라 당원들과 인민군 장병들과 인민들의 한결같은 의사를 담아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할 것을 본 대회에 정중히 제의한다"고 밝혔다.

이에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전폭적으로 지지 찬동한다"고 발언했고, 참석자들이 전원 기립박수를 보내며 만장일치로 노동당 위원장에 추대했다.

당 위원장직이 신설되면서 2012년 4월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만들어졌던 기존의 당 '제1비서' 직은 5년 만에 폐지된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당 제7차 대회는 이어 지도기관 선거에서 김 제1위원장을 당 중앙위원회 위원,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다시 추대했다.

이로써 김정은은 하루 만에 무려 5개의 감투를 쓰게 됐다.

김정은이 노동당 위원장에 오른 것은 '선군'을 강조한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노동당 기능을 정상화하고 위상을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은 이밖에도 인민군 최고사령관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인민군 원수,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 등 4개의 공식직함을 더 보유하고 있다.

김정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직후인 2011년 12월 30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통해 '최고사령관'에 임명됐고, 이듬해 4월 개최된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당 제1비서','당 중앙군사위원장','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랐으며 이틀 뒤 최고인민회의 제12기 5차회의에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추대됐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출범 5년째에 접어든 김정은이 달라진 위상에 걸맞게 당 위원장으로 추대됐다"면서 "명실 공히 당·정·군을 모두 장악해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알린 셈"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