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형 비대위" vs "조기 전대 후 쇄신위" 주장 맞서
최고위 폐지·축소론…"봉숭아학당 벗어나 일인지도체제로 가야"
일부 '최경환 책임론' 제기…"복당 설문조사" 주장도 나와


새누리당이 9일 개최한 '20대 총선 당선인 총회'에서는 당 수습을 이끌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문제를 놓고 백가쟁명식 논쟁이 이어졌다.

비대위 구성이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는 점에는 대부분 공감했지만, 성격·구성과 활동 기간 등을 놓고 제각각 다른 의견이 분출한 것이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 문제를 이번주 안에 결론짓기로 했다.

강석호 의원은 이날 총회 비공개 세션에서 "비대위를 혁신형으로 가면 '옥상옥'이 된다"며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관리형 비대위를 두고, 전당대회 이후 지도부가 구성되면 100% 외부 인사로 쇄신위원회를 따로 꾸려 쇄신책을 추진하자"고 주장했다.

김세연 의원도 "당 지도부를 선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전대를 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조기 전대를 하자"며 '관리형 비대위 구성'을 제안한 뒤 "전권을 부여받은 강력한 쇄신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 의원과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이에 맞서 '쇄신모임' 멤버였던 주광덕 당선인은 관리형 비대위 구성이 "총선 민의에 소홀하고, 당이 안일하게 비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혁신형 비대위가 혁신의 기초 토대를 마련하고, 시간이 부족하다면 새로 구성되는 지도부나 쇄신위를 통해 이어받으면 된다"고 맞섰다.

이철우 의원도 "빨리 외부에서 명망가를 데려와 혁신형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면서 "전대는 한 두 달만 준비하면 되는 만큼 조금 미뤄도 괜찮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총회에선 특히 최고위원들로 구성된 집단지도체제를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했다.

기존의 최고위가 '봉숭아 학당'이라는 비판처럼 운영상 난맥상을 드러낸데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계파에 따라 치고받는 볼썽사나운 모습만 연출했다는 반성에서다.

정병국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의 집단지도체제로 가선 봉숭아 학당밖에 안 되는 만큼, 단일 지도체제로 해서 당 대표의 권한을 강화하거나, 최고위원의 수를 줄이자는 견해가 많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세연 의원은 "당 대표와 최고위를 폐지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고,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최고위 규모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철우 의원은 "'당권-대권' 분리는 배부를 때 하는 소리"라며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한 단일 지도체제를 요구했다.

이날 총회에선 또 20대 총선 참패의 책임론과 관련, 친박(친박근혜)계 정우택 의원이 친박계 핵심으로 꼽히는 최경환 의원 등을 겨냥해 정면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청와대도 당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최 의원을 비롯해 청와대 현기환 정무수석비서관이나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 등의 '책임지는 모습'을 강도 높게 요구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한편, 유승민·윤상현 등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당선인들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선 1∼2명의 당선인이 "조속한 복당"을 요구하면서 "당선인 설문조사라도 하자"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원(院) 구성 협상 전에 복당은 없다"며 복당 문제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이는 무소속 당선인들의 복당이 원 구성 협상에 실익이 없는 데다, 공연히 당의 이미지만 나쁘게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배영경 류미나 현혜란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