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행 놓고 '첫 여성 vs 아웃사이더' 7개월간 열전 '파란' 예고
양자 가상대결서 트럼프 41% ·힐러리 39%…치열한 비방전 펼쳐질듯


'첫 여성 대통령인가, 억만장자 아웃사이더 대통령인가'
미국 대선 경선 레이스가 3일(현지시간) 오전 시작된 중동부 인디애나 주 대결을 계기로 사실상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간 본선 맞대결 국면으로 급변할 전망이다.

클린턴 전 장관이 일주일 전 5개 주 경선의 대승을 기점으로 사실상 당 대선후보의 지위를 굳힌데 이어 트럼프 역시 이날 인디애나 주의 대의원을 싹쓸이하며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자리매김할 것이 유력시되기 때문이다.

이로써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을 노리는 워싱턴 정가의 최고 '인사이더'와 억만장자 재벌이자 리얼리티 쇼 진행자 출신인 철저한 '아웃사이더'라는 극단의 두 인물이 백악관행을 놓고 펼칠 향후 세기의 대결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거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 등 한·미 동맹의 근간을 뿌리부터 뒤흔드는 발언과 공약을 내걸고 대선전에 뛰어든 트럼프의 행보는 북핵 해법과 무역 등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 충격파를 던질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날 오전 6시 시작된 인디애나 주 경선은 힐러리와 트럼프의 승리가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뉴스가 지난 1일 발표한 공화당 인디애나 주 경선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지지율은 49%에 달해 34%에 그친 2위 주자 크루즈 의원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당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매직넘버'인 1천237명의 80%가량인 996명을 확보한 트럼프는 이날 승리로 인디애나 주에 할당된 57명을 거의 챙기면서 경선 승리를 선언할 계획이다.

이러한 트럼프의 질주에 오는 7월 결선투표 격인 '경쟁 전당대회'(contested convention)를 열어 아웃사이더인 그를 낙마시키고 제3의 인물을 당 대선후보로 지명하려던 공화당 수뇌부의 구상은 사실상 실현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경우, 같은 여론조사에서 사실상 당 대선후보로 올라선 클린턴 전 장관이 50%,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46%로 각각 나타났다.

민주, 공화당의 공식 경선 레이스는 6월 초·중반까지 계속되지만, 양측은 이날 경선을 계기로 사실상 경선승리를 선언하고 본선 대결에 돌입할 것이라는 게 미 언론의 공통된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이 2일 공개한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는 가상 대선 양자 대결에서 각각 39%와 4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두 주자의 '본선 맞대결' 구도가 가시화된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클린턴 전 장관을 꺾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선 본선은 이변이 속출했던 경선 레이스를 뛰어넘는 파란을 예고했다.

또 NBC방송과 여론조사기관 몽키가 3일 공개한 트럼프의 공화당내 지지율은 지금까지 가장 높은 56%를 기록해 만약 트럼프가 당 대선후보로 지명된다면 그에 대한 지지를 둘러싼 논란도 급속히 사그라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앞서 클린턴 전 장관은 2월1일 치러진 첫 경선인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주에서의 졸전으로 '대세론'이 꺾이며 위기를 맞았지만, 특유의 저력과 마이너리티의 지지를 기반으로 '슈퍼·미니슈퍼 화요일' 대회전과 뉴욕·5개 주 경선을 싹쓸이하며 경쟁자인 샌더스 의원을 압도하고 당 대선후보를 사실상 거머쥐었다.

트럼프 역시 압도적 경선 승리 행진에도, 후보 난립과 주류 측의 결사적 저지, 막말과 기행 등에 대한 비판여론 등 탓에 대의원 확보 50%를 못 넘겨 결국 돌풍이 꺾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워싱턴 주류정치에 대한 반감을 발판삼아 '기적'을 연출했다.

미 언론은 백악관행을 둘러싼 두 후보의 대결 과정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스캔들'과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트럼프의 각종 인종주의적 선동 등에 대한 치열한 비방전이 전개되면서 역대 '가장 지저분한' 대선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