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빠르게 증가…"국내 활동하려면 군대 가야 한다는 인식 확산"

군에 가지 않아도 되는 외국 영주권자나 이중국적자 가운데 병역을 자진 이행하는 사람이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진 입대한 외국 영주권자나 이중국적자는 604명으로, 2014년(456명)보다 32.5% 증가했다.

외국 영주권자나 이중국적자 중 자진 입대자는 2010년 191명, 2011년 221명, 2012년 280명, 2013년 326명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5년 동안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현행법상 외국 영주권자는 국내 영주를 위해 귀국할 때까지 병역 이행을 연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병역 이행을 계속 연기하면 나이가 차 병역 의무에서 벗어난다.

외국에서 태어나 이중국적을 갖게 된 사람은 병역 의무가 생기는 만 18세가 되기 전에 한국 국적을 포기하면 군에 입대할 필요가 없다.

외국 영주권자와 이중국적자가 병역을 자진 이행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은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병역을 마땅히 이행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라는 게 병무청의 설명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외국 영주권자와 이중국적자도 한국에서 활동하려면 병역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서서히 자리 잡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의 병영 문화 개선 노력 등으로 군 복무 환경이 과거보다 나아진 점도 외국 영주권자와 이중국적자의 자진 입대를 촉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병역을 회피한 외국 영주권자와 이중국적자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병무청이 지난 3월 입찰 공고를 낸 연구용역 제안요청서에는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방식으로 병역 의무에서 벗어난 사람에 대해 상속세와 증여세를 중과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병무청은 외국 영주권자와 이중국적자를 포함해 외국 체류 중인 국민의 병역 이행을 안내하는 업무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병무청은 이날 서울 공군회관에서 미국을 포함한 22개국에 파견될 예정인 국방무관 25명을 대상으로 병무행정 설명회를 개최했다.

외국에 체류하는 병역 의무자는 작년 말 기준으로 14만8천138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미국 체류자는 6만213명으로 가장 많았다.

병무청 관계자는 "외국 체류 중인 병역 의무자가 15만 명에 이르고 영주권자 등이 자원해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사례도 증가하는 만큼, 해외 파견 무관들이 재외 국민의 병역 이행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