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중앙위원회 혹은 최고위원회 위원장 등극 관측
'새 시대' 선포 의미…주석·총비서는 가능성 낮아

'김정은 시대'가 선포될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새로운 직책에 추대될지 주목된다.

현재 김 제1위원장의 당 직책은 제1비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그를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면서 자신에게는 당 비서국의 최고책임자를 의미하는 제1비서라는 직책을 부여한 것이다.

북한 사정에 밝은 한 대북 소식통은 2일 "36년 만에 개최되는 이번 당 대회에서 김정은이 노동당 최고 지도기관인 중앙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추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일성도 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었지만, 1966년 10월 개최된 제2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기구가 개편되면서 중앙위원회 위원장직이 폐지됐다.

50년 전에 사라진 직책을 부활시켜 김 제1위원장을 명실상부한 노동당의 최고지도자로 선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직책을 두면 제1비서는 두지 않을 수도 있다"며 "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을 둘 것인지, 중앙위원회에 최고위원회를 신설해 위원장을 둘 것인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중앙위원회 위원장 혹은 최고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직책을 만들 수는 있다"면서도 "(그렇게 한다면) 김정은을 명실상부한 정통성 있는 지도자로 부각시키고, 새로운 시대를 선포하기 위한 차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할아버지인 김일성이 '영원한 주석'으로 아버지인 김정일이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됐다는 점에서 주석이나 총비서 직책을 승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중국 공산당이 사용하는 '총서기'나 과거 소련 공산당이 사용됐던 '서기장'이라는 직책도 자주성을 강조하는 북한은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대북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이미 북한의 당·정·군을 지배하는 최고지도자이기 때문에 굳이 새로운 직책을 부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