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공부모임 정례화…지역구당선인도 역할 주목
위기감 팽배…'남원정' 주도했던 미래연대 부활 이룰까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이번 4·13 총선에서 국민으로부터 냉엄한 심판을 받아 과반 확보에 실패한 것은 물론 원내2당으로 전락, 정국 주도권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정권재창출이 어려운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그런 만큼 쇄신과 개혁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 강하게 분출할 것으로 예상돼 정치권에 첫발을 들여놓는 초선들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새누리당에선 초선들이 나름 역할하며 당내 개혁과 혁신에 이바지해왔다.

16대 국회 때 당시 이른바 '남원정(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의원)' 등이 주도했던 '미래연대'를 비롯해 17대 국회에선 '새정치 수요모임', 18대 국회에서는 '민본21' 소속 의원들이 주인공들이다.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먼저 움직임을 보인 것은 비례대표 당선인들이다.

비례 당선인 17명은 지난달 27일 첫 조찬모임을 갖고 매주 모임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송희경·김성태 당선인이 중심이 된 이들은 지난 모임에서 얼굴을 익혔고, 오는 4일 두 번째 모임에서는 국회 예산처와 법제실 관계자를 불러 의정활동에 대한 별도의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의정활동을 준비할 예정이다.

송 당선인은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부 모임 차원에서 시작했지만 초선으로서 소신 있게 나라를 위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국민께 보여 드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하고 있다"면서 "모임을 진행하다 보면 이런 계획이 조금 더 구체화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직 모임 이름은 정하지 않았지만 5월 한 달간은 매주 조찬 모임을 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김종석 당선인은 통화에서 "비례의원들이 전공과 배경이 다양하니 서로의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공유해 좀 더 폭넓은 식견을 가지고 융합 효과를 내보자는 취지도 있다"며 "등원하고 나서도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역구 당선인들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모임은 없지만 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돼 등원하게 되면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이양수(강원 속초·고성·양양) 당선인은 "아무래도 재선, 3선 하게 되면 본인의 정치 행로에 대한 생각도 많아지고, 그러다 보면 당의 개혁방안 등을 제대로 이야기 못 할 경우가 많으니 초선이 역할을 해야 한다"며 "등원해서 만나다 보면 자연스레 모임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당 운영에 대한 쇄신도 좋지만 국회의원들이 가진 특권 내려놓기나 야당과의 대화 등 초선의 눈으로 바라본 바뀌어야 할 국회의 모습에 대한 논의의 장이 있을 수 있다"며 "모임이 생기지 않으면 제가 제안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민경욱(인천 연수을) 당선인은 "누가 주도할진 알 수 없지만 초선들은 자생적으로 만나게 될 것이고, 쇄신이라든 이런 방향으로 모임을 가지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모임에 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편, 3선 당선인들이 주축이 돼 총선 직후 당 쇄신에 대해 목소리를 냈던 새누리당 혁신모임은 최근들어 활동이 소강상태에 빠져든 듯한 상황이다.

혁신모임은 지난달 25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당 혁신방안에 대한 세미나를 열었지만 이후 이렇다 할 모임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혁신모임 차원에서 원내대표 후보 초청 간담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실현되지 않았고, 당초 2일 오전에 예정됐던 모임도 일정 조정이 안돼 취소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esh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