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 원하는 '새정치'"…정진석, 계파 가교역할 경험
유기준, '탈계파'로 화합 도모…김재경, 파격적 혁신론 주창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선출의 경쟁 구도가 4선(選) 당선인들의 4파전으로 형성된 가운데 이들이 각자 내세우는 특장점이 뚜렷해지고 있다.

20대 총선 참패 후 화두로 떠오른 '쇄신론'과 '계파 청산'을 자신들만의 경력과 정치적 색채에 맞춰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내놓으며 동료 당선인들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역적 안배를 고려하면서 각자의 단점을 보완하는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와 함께 득표력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선 법조인 출신인 김재경(경남 진주을) 의원은 계파적으로 중립이면서 급진적인 개혁도 마다치 않아 원내대표 후보군 가운데 '쇄신파'로 꼽힌다.

김 의원은 계파의 세(勢) 대결로 흐를 것을 우려해 원내대표 합의 추대를 요구한 데 이어 야권발 연정론에 대해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달라진 국회 생태계에 적응할 수 있는 참모들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하시길 간절히 당부드린다"면서 청와대 쇄신론도 주장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참신하다면 참신하고, 변화에 대한 갈망을 채워줄 수 있다"며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겠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중립 성향의 나경원(서울 동작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당이 참패한 서울 지역의 최다선이자 당내 여성 최다선이라는 점만으로도 당의 새 얼굴로 부각시킬 '상품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법조인 출신으로 당 대변인과 최고위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등 주요 당직과 국회직을 두루 경험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18대 국회 재선때 쟁점 상임위인 문방위 여당 간사를 맡아 미디어법 등 까다로운 법안을 뚝심있게 처리했고, 외통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여야간 이견이 있는 안건도 의결이 되도록 하는 등 '일이 되도록 하는데' 역량을 평가받았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내정자를 상대하는 문제에 대해 나 의원은 29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박 의원을 "올드 스타일"이라고 지적하면서 국민이 원하는 "새로운 정치를 해 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친박계로 불렸던 유기준(부산 서·동) 의원은 전날 '탈(脫) 계파'를 선언, 당내 화합을 이뤄내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의 만류에도 출마를 강행하면서 친박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기는 어려워졌지만, 거꾸로 비박(비박근혜)계에 대한 확장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원내대표 후보군 가운데 가장 먼저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갑)을 러닝메이트로 낙점해 계파를 아우르면서 '영남-충청'의 지역 조합을 갖췄다.

법조인 출신에 당 대변인과 최고위원을 거쳐 국회 외통위원장을 역임, 나 의원과 경력이 비슷하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 당·정 소통에도 능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언론인 출신의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당선인은 스스로 계파색이 없다는 점을 들어 당 화합의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동반(同伴)'과 '통섭(通涉)'이 신조라고 한다.

자신의 '정치적 아버지'인 JP(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부를 때를 빼놓고 계파 모임이라는 데 나가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지난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의 정무수석 비서관으로 활동, 계파 간 가교 역할을 한 경험이 있다.

당시 세종시 문제를 놓고 친박(친박근혜)계와 친이(친이명박)계가 극한 대립할 때 당과 청와대, 친박계와 친이계의 소통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