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영웅청년3호발전소 4개월 조기완공 등 일부 성과
성금 강요·노력동원에 주민 피로감…종업원 집단탈북도


북한 당국이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추진중인 속도전 사업방식인 '70일 전투'가 막바지에 달하면서 실제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3월 초부터 여러 산업 분야에서 생산계획을 초과 달성했다는 보도를 잇달아 내놓으며 다른 분야의 분발을 촉구했다.

70일 전투는 당대회 나흘전인 5월 2일 종료된다.

28일 현재까지 북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확인된 '70일 전투'의 성과는 백두산영웅청년3호발전소와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평양철도국, 룡양광산, 2·8직동청년탄광 등이다.

특히 북한 매체들은 당초 목표했던 청년절(8월28일)보다 4개월 먼저 완공한 백두산영웅청년3호발전소를 성과로 꼽는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23일 발전소 완공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반공화국 제재 압살책동에 매달려 피눈이 되여 날뛰는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의 정수리를 호되게 후려쳤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고난의 행군, 강행군 시기에는 혁명적 군인정신과 강계정신이 창조되였다면 오늘의 어려운 시기에는 백두산영웅청년정신이 창조되였다"며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백두산영웅청년정신을 제시했다.

심각한 경제난과 자연재해까지 겹쳐 수백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을 혁명적 군인정신과 강계정신으로 이겨냈듯이,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국면을 '백두산영웅청년정신'으로 돌파해 나가자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됐다.

북한 매체들의 잇단 '70일 전투' 실적 보도는 대외적으로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핵·경제 병진노선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체제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70일 전투'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성금 강요 등의 부작용도 잇따르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 당시 대규모 치적물 건설과 열병식 등으로 막대한 자금을 소진했고 결국 당 대회 자금으로 충당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성금을 강요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표면적으로는 성금을 내세우며 '알아서 성의껏 내라'고 하지만 성금을 내지 않고는 견딜 수 없기에 사실상 강제 모금"이라며 "인민반장이 가가호호 돌며 성금을 걷고 있으며 북한 거주 화교들도 성금을 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북한 당국은 고액의 성금을 내면 성금증서를 별도로 발급해 주는 한편 현지에서 사업하는 외국 기업인들도 예외 없이 성금을 요구했다고 한다.

중국내 북한 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 13명이 집단탈북해 귀순한 것은 '70일 전투'의 대표적인 역효과 사례로 지목된다.

아울러 '70일 전투'를 치르면서 주말과 휴일도 보장하지 않아 지방은 물론 특권층으로 분류되는 평양 주민 사이에서도 노력동원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온다는 게 대북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또 성과를 내려고 무리한 조업을 강행하다 가마포수산사업소 소속 선원 8명이 사망하는 불상사도 발생했다.

그럼에도 북한 당국은 '제2의 고난의 행군' 가능성을 언급하는가 하면 한국전쟁 때 등장했던 구호인 '군자리(君子里)정신'까지 거론하면서 주민들을 계속 다그쳤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70일 전투의 성과는 다음 달 6일로 예정된 당 대회 등에서 확인할 수 있겠으나 북한 정권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곽명일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