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들 "계파갈등 청산, 파격적 변화, 당·청 화합, 강한 리더십"
초선들 "책임지는 모습, 미래비전 제시, 개혁과제 완수" 등 주문

20대 국회에서 초·재선 의원으로 활동할 새누리당 당선인은 81명(초선 45명, 재선 36명)이다.

전체 당선인 122명의 약 66%를 차지한다.

이들이 어떤 원내대표를 원하는지가 다음 달 3일 열리는 당선인 대회에서 김재경·나경원·유기준·정진석 등 현재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4선 당선인들의 득표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합뉴스가 28일 접촉한 초·재선 의원 10명은 총선의 최대 패인으로 꼽힌 당내 계파 갈등을 아우르면서 '변화와 쇄신'을 주도할 능력을 차기 원내대표가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으로 꼽았다.

김상훈 당선인(재선·대구 서)은 "계파 갈등의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 당의 쇄신안을 추진할 리더십, 박근혜 대통령과의 매끄러운 호흡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인물 자체가 주는 쇄신의 이미지도 필요하다"며 "3당 체제에서 대야(對野)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이 분명한 만큼, 끈기와 진정성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태경 당선인(재선·부산 해운대갑)은 "환골탈태와 파격적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게 차기 원내대표의 책무"라며 "쇄신과 거리가 먼 후보는 경선에서 자연 도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 당선인은 "원활한 당·청 관계는 부차적인 문제다.

당이 청와대를 리드하고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혁신형 비상대책위원장을 영입하겠다는 의지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오신환 당선인(재선·서울 관악을)은 "당이 변화하고 쇄신해야 한다는 데 계파를 떠나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느냐"며 "선거 참패 이후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이미지와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오 당선인은 "변화와 쇄신의 첫걸음은 계파 청산과 당내 화합"이라며 "원내대표 경선 과정이 총선 공천 때의 이전투구를 재연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명연 당선인(재선·경기 안산 단원갑)은 변화와 쇄신에 앞서 "강한 추진력"을 1순위로 꼽았다.

"아무래도 3당 체제에서 국민의당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김 당선인은 "지난 1년간 '민감한 법안'은 처리된 게 거의 없다.

우리의 무능보다 구도의 문제였다"고 지적하면서 "이제 다자 구도로 재편된 만큼, 밀어붙일 때는 밀어붙이면서 협상력과 친화력을 겸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장우 당선인(재선·대전 동)은 "경제 상황이 몹시 어렵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며 "당과 청와대가 하나가 돼서 위기를 극복하려면 화합형 인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당선인은 "특히 대야 협상에서 '큰 그릇'처럼 두 야당의 요구를 담아내는 도량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초선 그룹에서도 '변화와 쇄신'의 요구가 대체로 많았지만, 집권 여당의 원내 사령탑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윤한홍 당선인(초선·경남 창원 마산회원)은 "총선 이후 처음 이뤄지는 당의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번 경선"이라며 "당이 뭔가 바뀌고 있다는 메시지를 줘야 하고, 계파를 떠나 총선 결과에 책임지는 모습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운천 당선인(초선·전북 전주을)은 "당을 복원할 미래 비전과 혁신을 가져올 사람을 찍겠다"며 "계파 구분에서 자유로우면서 3당 체제에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라고 했다.

추경호 당선인(초선·대구 달성)은 "3당 구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화와 타협의 조정 능력"이라며 "집권 여당으로서 정부가 야당에 끌려 다니지 않도록 당과 청와대를 연결하고 야당과 정부를 중재하는 역량을 중시하겠다"고 밝혔다.

민경욱 당선인(초선·인천 연수을)은 "계파의 세력 과시보다는 개혁과 화합의 청사진을 선명하게 제시하는 분이 돼야 한다"며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등 '산전수전'을 겪은 협상가를 설득해 정부의 개혁 과제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중 당선인(초선·서울 서초을)은 "선거에서 참패한 수도권을 추스를 수 있는 사람을 지지하겠다"며 "국민의당 박 원내대표와 대비되는 참신한 인물도 좋은 카드"라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이신영 현혜란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