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경선구도 파장…"친박대표인양 경선에 대통령 끌어들여"
최경환 "유기준, 친박 단일후보 아니다"…친박 경선출마 반대

여권 핵심부에서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의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와 차기 원내대표 경선 구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친박(친박근혜)계 후보로 거론돼온 유기준·홍문종 의원이 27일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권 핵심부가 유기준 원내대표론에 급제동을 건 셈이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유 의원은 대통령 이름을 또 팔아 한자리를 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집권여당이 더는 국민에게 혼선을 주거나 잘못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선 안 된다"고 밝혔다.

여권 핵심부의 이같은 기류에는 유 의원이 원내대표에 출마할 경우 친박계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한 원내대표 경선 결과가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는 형태로 나타나선 안 된다는 인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원내대표 선출은 전적으로 당에서 해야 할 일"이라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지만, "유 의원이 대통령 이름을 팔아선 안 된다"는 여권 핵심부의 주장은 청와대의 불편한 속내를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한 친박계 핵심 관계자는 "자기 비전을 갖고 당운영을 어떻게 하겠다는 점을 밝혀야 정도인데 유 의원은 스스로 친박 대표이자 중심인양 대통령을 원내대표 경선에 끌고 들어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친박계 핵심으로 통하는 최경환 의원도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신임 원내대표 경선에 대해 "유기준 의원은 친박 단일 후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4·13 총선 민심을 겸허히 받든다는 차원에서 친박으로 분류된 분들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안나가는 게 맞다"며 "선거가 끝난 지 며칠 되지도 않았고, 총선이 끝나고 당내 첫 선거인데 친박과 비박을 나눠서 싸우면 대통령에게 엄청난 부담이고 국민에 대한 도리도 아니다.

이번에는 자숙하는 의미에서 친박 후보가 나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박계과 여권 핵심부 내부에서 친박계 유기준 원내대표 비토론을 강조함에 다라 새누리당의 차기 원내대표 경선 구도는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비박계에서는 김재경, 김정훈, 나경원, 정진석 의원이 출마 채비를 이미 마쳤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에서 당청관계와 관련, "당청은 두 개의 수레바퀴로서 나라가 발전하도록 하고 그 결과에 대해선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며 수레바퀴론을 제시했고, 여당 의원들의 '자기 정치'에 대해서도 비판적 인식을 거듭 드러낸 바 있다.

이러한 언급에서 유추해볼 때 청와대는 차기 원내대표가 3당 체제 하에서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고, 국정과제를 공유하는 인사를 선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한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안용수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