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7일 자택이 있는 경남 양산으로 다시 내려갔다.

수행 없이 부인 김정숙씨와 함께 손수 밴 차량을 몰고서다.

지난 1월 당 대표 사퇴 후 양산에서 칩거했던 문 전 대표는 4·13 총선 선거지원을 위해 지난달 중순께 상경했다 한달 남짓한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일단 다시 양산행에 나섰다.

지난 22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의 만찬 회동 후 김 대표의 거취에 대화 내용을 놓고 본의 아니게 진실공방에 휘말리는 등 곤욕을 치른 터였다.

이 탓인지 기자의 질문에 어느 때보다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께 홍은동 자택 밖으로 나와 부인 김씨와 함께 차 트렁크에 짐을 싣고 양산에 내려갈 준비를 했다.

짐꾸러미와 상자들과 함께 집에서 키우던 화분도 차에 실렸다.

김 씨는 '얼마나 양산에 계시냐'는 질문에 "몇 달 있다 와야지"라며 최근 일련의 상황을 염두에 둔 듯 "정치를 좀 떠나야지. 하도 야단을 해서…라며 가벼운 웃음을 지었다.

또 "마음이 아픈데… 편하지는 않네. 잘 좀 봐주세요"라고도 했다.

문 전 대표는 '양산에 가서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마세요. 왔다갔다 하는 거니깐…"이라고 말했다.

호남을 다시 찾을 생각이 있는지를 묻자 "그런 계획을 말할 단계가 되면 말하는 건데. 말할 단계가 되기도 전에 그러면 안되는 거 아닌가"라고 받아 넘겼다.

문 전 대표는 떠나기 전 이웃 주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사진 촬영 요청에 응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지난 1월 문 전 대표 부부가 구기동에서 이 곳으로 이사온 뒤 떡을 돌린 사실을 언급하며 "주신 떡은 잘 먹었다"고 인사했다.

문 전 대표는 양산행이 칩거에 들어가는 것이 아닌 만큼, 총선 과정에 도움을 준 인사 등 주변사람들을 만나고 호남을 비롯한 다른 지역도 찾는 등 비공개 행보를 계속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 측은 "당분간 공개적 행보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양산에 머물 계획이지만, 필요하면 이곳저곳을 다닐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가 일정한 기간 중국 등 해외에 나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8일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총선 후 행보에 대해 "더 이상 국회의원도 아닌 만큼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서 정권교체의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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