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클링너 "中에 '세컨더리 보이콧' 방침 통보해야"
광물수출 전면금지,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 가능성도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조항 등을 활용한 미국의 추가적인 대북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미국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한반도담당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통화에서 "미국의 독자 제재는 강도 높은 조항을 담고 있지만, 충분히 활용되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하면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을 활용해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 방송이 26일 보도했다.

미국의 독자 제재에 담긴 '세컨더리 보이콧'은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개인이나 기업, 은행을 제재하는 것으로, 사실상 중국을 겨냥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과 불법 거래를 한 중국의 개인과 기업이 아직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면서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이들을 제재할 것임을 중국 정부에 통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란식 제재를 북한에도 적용해 광물 수출의 전면 금지 등이 뒤따를 수 있을 것"이라며 "광물 수출을 금지하려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연관됐다는 정황이 드러나야 한다는 예외 규정을 (추가 핵실험시) 없애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자문관을 지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도 "미국 정부의 대북 압박 수단은 여전히 많다"면서 "의회를 통해 북한 여행을 금지하고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위원 출신인 윌리엄 뉴콤도 "원자재 수출 분야와 중국을 통한 사치품 유입 완전 차단 등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고, 고려항공에 대해서도 제재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최근 한미일이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추가 핵실험시 대북 원유 수출 전면 차단'에 대해서는 "너무 멀리 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핵실험 강행시의 추가 제재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제재의 목적에 대해서는 다소 입장 차이를 보였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과 많은 대화를 했고 합의도 이뤘지만 결과적으로 북핵 해법을 찾는데 실패했다"며 일단 제재의 충실한 이행이 필요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뉴콤은 "제재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hapy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