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 공식 행사 잇따라 참석하며 정치적 의견 표명도
金, 당선인 대회도 불참하며 한동안 잠행 모드

새누리당 총선 참패 책임론에 휩싸여 사실상 칩거에 들어갔던 양대 계파의 수장 격인 김무성 대표와 최경환 의원이 차츰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최대 실세로 통하는 최 의원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서서히 정치 재개를 위한 몸 풀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김 대표는 여전히 지역구인 영도의 화물선 좌초 사건 수습에 주력하며 두문불출이다.

최 의원은 25일에도 원유철 원내대표가 마련한 당 소속 4선 당선자 이상 중진 의원 오찬 간담회에 참석했으나, 6선이 되는 김 대표는 연락을 받고 불참을 통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이 지난 총선 이후 서울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12일 만이다.

최 의원은 오찬 자리에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의원들을 향해서는 "한 표가 얼마나 중요한데 표를 얻으려 한다면 (오찬 자리에) 참석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농담 섞인 '조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13년 원내대표 경선에서 8표 차이의 신승을 거뒀던 자신의 경험담이기도 하다.

또 이군현 의원에게는 "어떻게 하면 무투표 당선되는 것이냐"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앞서 사흘 전인 지난 22일 대구 시내 새누리당 경북도당에서 열린 20대 총선 경북지역 당선인 간담회에도 참석해 "모두가 죄인의 마음으로 겸허하게 반성해야 한다"며 자세를 낮췄던 때보다는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특히 최 의원은 이날 비공개 오찬에서 신임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까지 겸임하는 데 대해서 반대 의견을 나타내며 정치적 의견을 표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비대위원장에 중량감 있는 인사를 영입하고, 당의 철저한 쇄신책을 마련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해 6월께로 예정된 전당대회도 늦추자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최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열리는 당선인 워크숍에도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 대표는 이 자리에도 불참한 채 한동안 잠행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의 한 측근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총선 패배에 대해 자숙의 시간을 갖는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여러가지 고언을 듣고자 동료 의원들과 만나는 기회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현혜란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