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 올려줄께"…특정 보좌관 두고 당선인간 신경전
비례 초선 당선인에 '러브콜' 5통 받은 보좌진도


4·13 총선에서 야권이 대승, '거야(巨野) 시대'가 열리게 되면서 야당 당선인간에 우수한 보좌진을 확보하기 위한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

123석의 원내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나 60% 이상이 초선으로 채워진 신생 정당 국민의당 모두 의원실을 꾸리기 위한 인력 수요가 늘어나 야당 사정에 정통하고 나름대로 능력을 인정받은 일부 보좌진의 몸값이 '금값'이 됐다는 후문이다.

당장 구인에 마음이 급한 사람들은 국회 첫 입성을 앞둔 초선 당선인들이다.

선거를 같이 치러낸 캠프 인사들을 영입 '1순위'로 보고 있지만, 국회 경험이 축적된 '베테랑' 보좌관도 필요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더민주의 한 수도권 의원 보좌관은 2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연이 있던 초선 당선인들로부터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

'누구 좋은 사람 없느냐', '추천을 좀 해달라'는 문의가 쇄도한다"며 "19대 국회에서 조금이라도 눈에 띄었던 보좌관들은 여기저기서 영입 전화를 받는 모양"이라고 전했다.

국민의당의 한 당직자는 비례대표 당선인 5명으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연락을 받고 '행복한 고민'이 빠졌다고 한다.

초선뿐 아니라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재선 이상 의원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기존의 보좌진을 큰 틀에선 그대로 유지한다 하더라도, 상임위원회를 바꾸는 경우엔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브레인'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19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활약상이 돋보인 일부 보좌관들을 놓고 당선인들 간 치열한 영입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더민주의 한 보좌관의 경우,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직급'을 올려주겠다며 설득 작업을 벌였다는 이야기도 회자된다.

또 다른 보좌관은 국감 때 피감기관의 공직자 출신 당선인으로부터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은 가운데, 현 의원실에 대한 '의리'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이와 관련, 한 중진의원 보좌관은 통화에서 "수요가 전체적으로 늘어난 만큼 보좌진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린 것은 사실"이라면서 "능력을 인정받은 보좌관들에게 전화가 쏠리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박수윤 기자 hrse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