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 지배인 꾀임에 속아 넘어갔다." 주장
CNN "북 지도부 굴욕적 일격… 북·중 관계 긴장 고조 징후"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의 집단 탈출과 관련해, 같은 식당에서 일했던 7명의 여종업원이 평양에서 CNN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CNN은 자사 평양 주재 특파원이 지난 18일 이들과 고려호텔 로비에서 만났다면서 집단 탈출자들의 동료들이 공개적으로 모습을 보인 것은 처음이라고 21일 보도했다.

그동안 이 식당에서 함께 일했던 나머지 종업원이 몇 명인지, 또 이들의 행방은 어떻게 됐는지를 놓고 궁금증이 일었지만, 이날 CNN 보도를 보면 나머지 종업원은 7명이며 이들 모두 사건 직후 평양으로 송환된 것으로 보인다.

한윤희라는 이름의 종업원은 "우리는 부모와 조국, 그리고 김정은 지도자를 절대로 떠나지 않는다"며 "우리 가운데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CNN은 "이 20대 여성들은 모두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 그들의 정부를 위해 해외에서 돈을 벌어오도록 선발된 평양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소개했다.

수석 종업원이라고 밝힌 최혜영은 "식당 지배인이 지난 3월 중순 우리를 모두 불러놓고 우리 식당이 동남아의 어느 곳으로 옮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후 그 지배인은 자신에게만 "사실은 남한으로 탈출할 계획"이라는 것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최혜영은 시간이 너무 없어서 "몇 명의 종업원에게만 '경고'를 했다"며 "당시에는 이미 차가 도착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하며 인터뷰 도중 울음을 터뜨렸다.

이들 종업원은 이번 사건이 남한 당국의 지시하에 한국의 한 사업가와 북한 지배인이 짜고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고 CNN은 전했다.

종업원 한윤희는 인터뷰에서 "내 생각에 우리 동료들은 속아서 한국으로 끌려갔고, 그곳에서 극심한 곤경에 처해 있을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 가슴을 찢어지게 한다"고 흐느꼈다.

하지만 한국 통일부는 CNN의 입장 요청에 "탈출한 13명은 외부로부터 어떤 도움도 없이 자발적으로 탈출을 감행했다"며 "우리 정부는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그들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중국 남부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의 한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12명의 북한 여종업원과 남자 지배인 1명의 집단 탈출 이후 북한은 '납치 유괴'라며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CNN 기자는 "이달 초까지 이들은 중국 식당의 종업원으로 일했지만, 지금 이들의 삶은 매우 복잡해졌다"면서 "그들은 왜 친구들이 떠났고 다시 되돌아오지 않았는지에 대해 (평양 당국에) 설명을 해야 하는 무거운 부담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 것(한국 정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집단 탈출은 평양 지도부에 굴욕적인 일격"이라면서 "특히 이번 일이 북한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이자 무역 파트너인 중국 정부의 승인 아래 이뤄진 일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과거 중국 정부는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되돌려 보냈지만, 지난주 중국 외교부 루캉 대변인은 공개적으로 "수사 결과 13명의 북한 주민들은 합법적 여권을 갖고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CNN은 "많은 전문가는 중국의 이번 조치가 북 중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