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하는 울산 중구 정갑윤 당선인
인터뷰하는 울산 중구 정갑윤 당선인
"여소야대 정국에 노동개혁 등 쟁점법안 처리 새 검토"
"경제 활성화엔 야권도 집권당에 준하는 자세 가져야"


울산 중구 새누리당 정갑윤 당선인은 "새누리당엔 대통령감이 없다"고 말했다.

국회부의장으로 5선 고지에 오른 정 당선인은 20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차기 대통령감은 소통하는 리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대는 여소야대 정국이기 때문에 노동개혁과 국회선진화 법안의 처리 방안을 새로 검토하거나 전면 재설계가 필요하다"며 "야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정 당선인과 일문일답.
-- 차기 대통령으로는 누가 유력하다고 보나.

대통령의 조건은.
▲ 새누리당에 차기 대통령감이 없다.

앞이 캄캄하다.

대통령이 되려면 소통해야 한다.

그 자리에 올라가니 누구나 똑 같더라.
권좌에 오르면 네 편 내 편이 없다.

화합하고 소통하며 그런 가운데 덕치를 베푸는 지도자가 차기 대통령감이라고 생각한다.

전문성은 중요하지 않다.

덕으로 국민을 돌보고 소통해야 좋은 지도자다.

-- 노동개혁 등 4대 구조개혁 법안과 국회선진화법 처리에 대한 견해는.
▲ 한 석 차이로 제1당의 자리를 내주게 됨으로써 노동개혁뿐만 아니라 국회선진화법, 서비스발전법 등 쟁점 법안들이 야당 협조 없이 통과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노동개혁과 국회선진화법 등의 처리 방안은 새로 검토하거나 정책의 전면 재설계가 필요하다.

구조개혁에 따른 입법 지연에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정부 효율성 악화를 불러와 한국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4대 구조개혁 법안 모두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만든 것이다.

이 때문에 원내 다수 세력이 된 야권이 집권당에 준하는 각오로 경제 활성화에 책임을 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야권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할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정부와 힘을 모아야 한다.

다수결 대의민주주의 의사결정을 침해하는 국회선진화법도 원론적인 문제 제기의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 북핵 문제 해법과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서 우리나라는 어떤 외교 전략을 취해야 하나.

▲ 북한 핵 문제로 동북아 정세가 매우 불안정하다.

유엔의 대북제재가 강력한 상황에서 한국 역시 개성공단 폐쇄와 같이 북한을 압박하는 독자적인 제재가 이뤄지고 있다.

북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도록 외교전략을 통해 압력을 가해야 한다.

특히 우리가 당사자인 만큼 미국, 중국, 일본 등과 외교적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

한미 공조는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만, 문제는 중국이다.

중국의 압박이야말로 북한이 핵 개발 포기를 끌어내는데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는 만큼 중국이 북한 제재를 지속하고 강도를 더욱 높이도록 우리의 외교적 전략이 필요하다.

-- 조선경기 침체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구조조정을 막고 지역경제를 회생시킬 방안은.
▲ 지난해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체가 나란히 조(兆) 단위 영업손실을 내면서 사상 최악의 실적으로 위기가 닥쳤다.

6개월 후에 선박을 만드는 조선소의 도크가 빌 수도 있다는 보고도 있다.

전문가들은 빈 도크가 하나가 생기면 당장 현장 협력업체 직원 10%는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조선경기 침체를 막고자 '조선해양산업 발전 특별법'을 제정하고 조선업을 '특별고용 지원 업종'으로 지정하는 입법을 공약했다.

이 법안을 토대로 정부로부터 필요한 지원을 받고, 쉬운 해고를 막아야 한다.

근본적 해결책인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경제뿐만 아니라 한국경제를 부흥할 정부정책을 위해 국회 차원의 지원을 펼치겠다.

-- 울산의 미래성장 동력이 될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이 50%쯤 진척됐다.

석유 및 석유대체사업법(석대법) 개정 법안 통과가 시급한데 1당이 된 야당이 19대처럼 법안 처리를 늦춘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 총선 직전까지 석대법 처리로 정말 골머리를 앓았다.

울산 정계는 이 법안의 처리에 정말 많은 노력을 펼쳐왔다.

개인적으로 지난 연말 석대법 처리를 반대하는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홍영표 위원장 지역구인 경기도 부천 자택까지 찾아갈 정도로 절실했지만, 여전히 (법안 통과의) 발목을 잡고 있다.

19대 국회가 남아 있어서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펼치겠다.

그러나 20대 국회로 넘어가게 되면 다시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 과정을 최소화할 방안을 찾아보겠다.

-- 울산은 의원 수가 적은 데다 여당 의원이 3명밖에 안 돼 당장 내년부터 국비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는데 대안이 있나.

국비 확보 면에서 노동·진보계의 동·북구 무소속 후보들과 연대는 가능한가.

▲ 울산발전에 대해 지역에서 여·야 할 것 없이 모두가 같은 마음인 만큼 필요한 부분에서는 같은 목소리를 낼 것으로 판단한다.

국회의원 6명 중 여당이 3명뿐이어서 걱정과 우려가 있다.

하지만 3명 의원이 정부를 설득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무소속 의원들이 각자 목소리를 내준다면 내년도 국비 확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 본다.

17대 국회 당시 한나라당 3석, 열린우리당 1석, 국민통합21 1석, 민주노동당 1석으로 구성된 바 있었다.

이때도 울산 국회의원협의회를 통해 예산 확보 등에 있어 성과를 낸 경험이 있다.

동·북구 당선자의 성향과 이념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울산 발전이라는 커다란 목표 아래에서는 기본적으로 함께 협력할 수 있다고 본다.

-- 새누리당이 선거에서 참패했다.

지역 최고 다선 의원으로서 지지 회복 방안은.
▲ 시민이 주신 준엄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공천 과정에서부터 많은 실망을 드렸고, 끝까지 이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다.

울산의 경우도 울주군 공천 문제가 선거일 끝까지 이어져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선거 패배의 또 하나 중요한 원인은 경제 불안이다.

침체한 경제로 일자리 문제, 고용불안, 대량 해고 등이 불거지면서 새누리당에 대한 마음이 많이 멀어진 결과로 나타났다.

시민의 메시지를 잘 헤아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지역민과 함께하며 경제를 살리는 새누리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lee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