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 청문회·개헌·선거제개편 주장 '백가쟁명식' 분출
安 "민생이 최우선" 제동…26일 워크숍서 당론 조율
'국민의당 분열' 주장 김종인에 "오만하다, 너나 잘해"

국민의당이 18일 이번 총선에서 38석을 거느린 원내교섭단체를 성사시킨 계기로 제3당으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원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 개정과 노동법을 공론화시킨 데 이어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 청문회 개최 주장 등 전방위적으로 이슈 선점에 나선 모습이다.

하지만 민생이 아닌 정치적 이슈를 무질서하게 끄집어내다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속도조절 양상도 나타났다.

이날 마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등에서는 민감한 현안과 관련해 백가쟁명식 주장이 터져나왔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지난 8년간 정부의 각종 '적폐'에 대한 청문회 추진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 자원외교 비리의혹, 방산비리, 테러방지법, 서민증세 논란, 누리과정 예산, 언론 탄압,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 개성공단 가동중단, 지역차별 등으로 정치·경제·사회 전반의 '적폐'를 열거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20대 국회 개원과 함께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중대선거구제 개편 등 다당제 정치구도를 제도적으로 완비하는 데 전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돈 전 선대위원장과 유성엽 의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주장에 동조했고, 천 대표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 결선투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묵혀온 이슈들이 전방위적으로 분출하자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정치적 주장이 기존 여야 양당체제하의 정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 특별법도 시급한 문제"라면서도 "민생문제 해결이 최우선이라는 약속대로 민생 법안부터 처리하자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식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바뀐 국회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제대로 정책을 준비할 때까지 내부 논의에 휩싸이기보다, 주도적 정책과 국회 운영틀을 확보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주승용 원내대표도 4월 임시국회에선 민생문제와 세월호 특별법 개정에 주력하되, 다른 현안은 오는 26일 당선인 워크숍에서 결정하겠다고 호응했다.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세월호 관련 특검 요구에 대해선 기자들과 만나 "20대 국회에서나 가능하다"고 부인했다.

천 대표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별 사안 전략은 차차 결정해야 한다.

지금은 충분한 논의가 없었고 산발적이었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의 '기싸움'도 계속됐다.

안철수 대표는 회의에서 "민심을 왜곡하려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고 말했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양쪽 당 모두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이 분열될 것이라는 더민주 김종인 대표의 발언과, 여당의 탈당파 복당 시도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천정배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대표를 향해 "박근혜 대통령을 닮아가는 것 같다.

오만의 결과가 뭔지 잘 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국민의당이 쪼개진다는 폭언을 서슴지 않는 태도론 다당제 정치에 적응할 수 없고 결국 사라질 것"이라며 "총선 과정에서 국민의당에게 쏟아낸 폭언에 대해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박지원 의원은 트위터에서 김종인 대표를 겨냥, "'너나 잘해'라는 말이 생각난다.

친문(친문재인) 세력과 김종인 세력의 알력이 저희들 눈에는 보인다"고 받아쳤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이정현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