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첫 원내 사령탑을 차지하기 위한 여야 각 당의 물밑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총선 패배의 후유증을 수습하기 위해 안정감 있는 당선자들이 경선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원내 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에선 국민의당과의 경쟁과 연대를 조정할 정치력 및 노련함을 가진 인물들을 중심으로 경쟁 준비를 하고 있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중량감 있는 다선 의원들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당·청 관계와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 등 어느 때보다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될 만큼 정치적 경험이 풍부한 4선 그룹에서 원내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4선 그룹에선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유기준 정우택 한선교 홍문종 의원과 비박(비박근혜)·중립으로 분류되는 김정훈 나경원 의원 등이 거론된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정진석 당선자(4선)도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5월 둘째주에 새 원내대표를 선출키로 한 더민주는 원내대표 후보군인 3~4선(20대 국회 기준) 의원 32명 중 경선 출마 의사가 있거나 검토 중인 이들이 10명이 넘을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4선 의원 중 이상민 의원이 출마를 결정했고, 변재일 설훈 안민석 조정식 의원도 출마를 검토 중이다. 3선에서는 민병두 안규백 우상호 의원이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혔고, 노웅래 우원식 홍영표 의원도 도전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민병두 우상호 의원 등 당 주류 측 후보들은 위상이 높아진 제1야당의 원내 정책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적임자임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상민 안규백 의원 등 비주류 측 후보들은 국민의당과의 협력을 끌어내는 데 강점이 있다는 것을 부각하고 있다.

국민의당에선 호남 출신 다선 의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로는 4선에 성공한 김동철 주승용 의원과 3선인 유성엽 장병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