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아원 보모 '김일성 돌아가시면' 언급에 원아들 눈물"

북한이 베트남전 당시 공산 월맹군에 여자 조종사를 파병했다는 주장이 외교문서를 통해 공개됐다.

외교부가 17일 공개한 1980년대 전후 외교문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자이르의 바비아 종비 말로비아 참모총장은 1979년 10월 방한했을 때 우리 군 합참의장을 만나 "본인이 북한 방문시 (북한은) 미그-17, 미그-21기까지도 여자 조종사가 조종한다면서 이들은 월남전쟁시 월맹을 지원한 바도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말로비아 참모총장은 앞서 1974년 12월 당시 자이르의 모부루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특별보좌관으로 수행했다.

북한이 베트남전 당시 월맹군에 공군 조종사를 파견한 사실은 미국 싱크탱크인 우드로윌슨센터가 공개한 베트남인민군(PAVN) 자료 등을 통해서도 공개된 적이 있지만, 여자 조종사 파병했다는 주장은 이례적이다.

말로비아 참모총장은 방북 당시 북한 김일성 주석에 대한 우상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도 소개했다.

한국군 합참의장이 북한의 기만성과 허구성 등을 설명하자 말로비아 참모총장은 공감을 표시하면서 "북한의 어느 유아원 방문시 보모가 원아들을 보고 '여러분 우리 아버지 김일성(주석)이 남북통일을 못 보고 돌아가신다면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하고 물으니 원아들이 정말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말로비아 참모총장은 북한의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이나 남침용 땅굴 등 북한의 도발을 거론하며 "명백한 침략도발 행위 아니냐"면서 "제때 평양에다 본보기를 보여줘야 하는데 한국은 너무 대응능력이 모자라는 것 같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즉각적인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남북간 전쟁발발시 "(북한 지원을 위한) 크렘린(소련)에서 정책결정을 하는 데는 하루면 충분하지만 미국에서는 정책이 결정되려면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하므로 최소 1개월 이상 걸린다.

1개월이면 전쟁이 끝나게 되지 않을까"라면서 "그러므로 주한미군이 철수하지 못하도록 계속 묶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