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기술자 탄 차량으로 추정…'소형화 핵탄두' 반입여부 주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최근 제5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이는 차량과 인력의 활동이 급증한 것으로 평가됐다.

정부와 군 당국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분주한 움직임이 식별됨에 따라 북한이 조만간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동향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17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최근 차량과 인력, 장비의 활동이 수치로 따지자면 지난 달에 비해 2~3배가량 늘었다"면서 "관련 당국에서는 북한이 5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유력한 징후라고 판단하고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풍계리 핵실험장의 북쪽 갱도 인근을 출입하는 차량은 핵실험 준비 작업을 하는 기술진들이 탄 차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이달 들어 차량과 사람의 출입이 더욱 잦아지고 있다"면서 "핵실험을 준비하는 작업으로 판단한다면 거의 막바지 단계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이 어느 정도 소형화된 '핵탄두'를 지하에서 폭발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핵탄두로 추정되는 물체를 갱도로 반입하는지 주시하고 있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이번에 5차 핵실험을 한다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에 탑재하는 소형화된 핵탄두 폭발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소형화된 핵탄두'를 갱도에 넣는다면 이를 첩보 위성에 드러내지 않도록 야간에 반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9일 고폭렌즈 70여 개가 부착된 핵탄두로 보이는 구(球)형 은색 물체를 공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달 15일 "핵공격 능력의 믿음성을 보다 높이기 위해 이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 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결정만 있으면 언제든지 핵실험을 감행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5월 초로 예정된 노동당 7차 대회 이전에 5차 핵실험을 감행할 개연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유엔 제재가 실행되는데도 추가 핵실험을 한다면 국제사회의 더욱 가혹한 제재가 가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이달 9일과 11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을 근거로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갱도 입구 부근에서 소형 차량의 모습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등의 활동이 포착되어 추가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영재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