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농축·사용후핵연료 재활용' 가능성 논의방향 주목
산하 4개 실무기구 '업무범위·활동계획' 채택할 예정

한국과 미국의 신(新) 원자력협정 핵심 이행기구인 '한미 원자력 고위급위원회' 1차 회의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시작됐다.

한미는 지난해 4월 1973년 발효된 기존 원자력협정을 대체하는 협정을 체결, 그동안 미국의 사전동의 규정 등에 따라 완전히 묶여 있던 우라늄 저농축과 파이로프로세싱(건식 재처리)을 통한 사용후 핵연료 재활용(재처리) 가능성의 문을 여는 등 전략적 협력방안을 확대했다.

고위급위원회는 이 같은 핵심사항을 포함해 한미간 원자력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나라의 원자력 자율성을 넓혀나가는 등 새 협정 이행을 위한 핵심 메커니즘이다.

한미는 이번 회의에서 새로운 원자력협정에 따른 원자력 협력의 비전을 구현해 나가기 위한 원칙과 구체적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고위급위원회 산하에 설치된 ▲사용후 핵연료 관리 ▲원전연료공급 ▲원전수출증진 ▲핵안보 등 4개 각 실무그룹의 '업무범위(TOR, Terms of Reference)'와 '활동계획(Work Plan)'을 채택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간 전략적 원자력 협력을 구현하는 로드맵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첫발이 될 것이며, 구체적 실천 조치들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는 한미 공동의장인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과 엘리자베스 셔우드-랜달 미국 에너지부 부장관을 비롯해 우리측 외교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공사,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미측 국무부와 백악관, 에너지부, 원자력안전청, 원자력규제위 등에서 총 80여명이 참석했다.

미측 공동의장인 셔우드-랜달 부장관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공동위 전체회의에 앞서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를 찾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예방했다.

윤 장관은 면담에서 이번 회의에 대해 "양국간 새로운 원자력 파트너십의 시작이라는 측면에서 역사적 중요성을 갖는다"면서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진화하는 한미동맹의 발전상과도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또 이번 고위급위원회가 평화적 원자력 이용의 모범사례인 만큼 "무모한 핵도발을 계속하는 북한에 대해서도 의미있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면서 "긴밀한 한미공조 하에 북한으로 하여금 핵 포기만이 유일한 출구임을 깨닫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해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셔우드-랜달 부장관은 미측도 한미간 전략적 원자력 협력이 갖는 중요성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향후 고위급위원회 및 실무그룹의 내실있는 운영을 통해 양국간 원자력협력의 모멘텀을 강화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셔우드-랜달 부장관은 이날 회의 종료 후 우리 측 공동의장인 조태열 외교부 2차관과 만찬을 함께 한다.

또 방한 기간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 장·차관 예방 또는 면담을 비롯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남영동 주한미국대사관 공보과 아메리칸센터에서의 핵안보 관련 연설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