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된 뒤 탈당,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20대 총선에 나선 진영 후보가 서울 용산에 승기를 꽂았다.

진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42.77%(4만8천965표)를 얻어 39.91%(4만5천691표)를 얻은 새누리당 황춘자 후보를 꺾고 4선 고지에 올랐다.

친박(친 박근혜)계가 주도하는 공천에서 탈락한 진 후보는 탈당까지 하면서 퇴로 없는 승부수를 던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원조 친박'이었지만, 새누리당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더민주 행을 택하면서 새로운 정치 행보를 감행한 것이다.

판사 출신인 진 후보는 1997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후보 특보로 정치에 입문한 뒤 2004년 17대 총선 때 서울 용산에서 당선돼 내리 3선을 하고, 박근혜정부 초대 보건복지부장관을 지낸 대표적인 '여권 인사'였다.

하지만 기초연금의 국민연금 연계 지급 계획에 반대 하면서 장관직을 사퇴하고 국회로 복귀, 친박(친 박근혜)계가 주도하는 공천에서 탈락한 뒤 즉시 탈당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과거 친분이 두터웠던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러브콜로 당적을 옮긴 뒤, 전략공천으로 용산 수성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진 후보에게 힘겨운 싸움이었다.

새누리당이 '배신의 정치' 딱지를 붙이며 진 후보를 거칠게 몰아가면서 판세가 엎치락뒤치락 하는등 막판 혼전을 거듭했다.

또한 김 대표의 비례대표 후보 2번 '셀프 공천' 파동으로 당내 갈등이 불거지는 위기 상황에서는 김 대표에게 전화로 사퇴를 만류했다는 일화도 당내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공천 탈락이라는 일대 위기 속에서 더민주로 '진영'을 바꿨지만, 평소 합리적인 온건 보수로 꼽히는 그는 당내에서도 전문분야인 복지정책과 관련, 주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진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한민국이 복지국가로 나아갈 수 있는 정책 대안을 실현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이를 위해) 야당이 수권 정당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정치적 역할을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hrse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