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치러진 20대 총선은 서울 및 수도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압승, 국민의당 호남 석권, 영남에서 새누리당의 부진으로 요약된다.
새누리, 영남서 고전…더민주, 수도권 압승…국민의당, 호남맹주로
14일 0시30분 현재 더민주는 서울 35곳, 경기 40곳이 당선권에 들었다. 19대 총선에서 얻은 59개 의석에서 16석이 늘어난 것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이전 의석 대비 6석 적은 의석을 가져갈 전망이다. 표창원 후보(경기 용인정) 등 지역구 조정에 따라 수도권에서 늘어난 의석 대부분을 더민주가 쓸어간 결과다. 새누리당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서울 강남을에서 전현희 더민주 후보, 송파을에서는 최명길 더민주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관심을 모았던 ‘정치 1번지’ 종로에선 정세균 더민주 후보가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새누리당을 탈당해 더민주로 갈아탄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용산에서 새누리당 후보를 눌렀다. 노원병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이준석 새누리당 후보를 눌렀고 관악갑에서도 김성식 후보가 승리해 국민의당은 서울에서 2석을 얻었다.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대부분 의석을 가져갔다. 광주 8개 지역구에서 모두 승리한 데 이어 전북과 전남의 20개 의석 중 15개를 차지했다. 더민주는 호남에서 3개를 얻는 데 그쳤다. 새누리당은 전남에서 이정현 후보(순천), 전북에서 정운천 후보(전주을)가 당선권에 들며 일정 수준의 성과를 거뒀다.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지지층 이탈은 영남 지역 판세에서 두드러졌다. 새누리당은 영남 지역 65개 선거구 중 49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19대 총선에서 67개 지역구 중 63곳에서 승리한 것과 비교하면 참패라 할 수 있다. 부산과 경남에서 지지층 이탈이 두드러졌다. 17개 의석이 걸린 부산에서 새누리당은 12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부산진구갑에서 김영춘 더민주 후보가 새누리당 중진인 나성린 후보를 꺾는 등 더민주는 5곳에서 새누리당을 눌렀다. 경남에서도 더민주는 김해갑·을에서 승리해 2석을 가져갔으며 노회찬 정의당 후보도 창원성산에서 승리했다.

대구에서도 새누리당 공천에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동구을), 주호영(수성을) 후보가 당선됐으며 더민주 공천에서 탈락한 홍의락 무소속 후보도 북을에서 승리했다. 김부겸 더민주 후보도 60%가 넘는 득표율로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누르고 당선됐다.

울산에서도 무소속 후보들이 약진하며 새누리당은 6개 의석 중 3석을 가져가는 데 그쳤다. 경북에서는 13개 지역구에서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다.

충청 지역에서는 전반적으로 혼전이 벌어진 가운데 새누리당이 우세를 나타냈다. 충북 8개 지역구 중 6곳에서 승리했으며 충남 11개 의석 중 7개를 가져갔다. 대전에서는 더민주가 7개 의석 중 4개를 얻었다. 세종에서는 더민주 공천에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해찬 전 총리가 승리했다. 충청 민심은 19대 총선에서도 새누리당 및 옛 자유선진당에 총 25개 의석 중 15석을 밀어줬다.

충청 지역 선거 결과는 방송 3사 출구조사와 비교해 유독 큰 차이가 나 눈길을 끌었다. 출구조사에서는 새누리당이 10석을 얻고 8곳에서 경합을 벌이며 여야가 팽팽한 균형을 이룰 것으로 관측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충청 지역민들은 속내를 잘 표현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과거에도 출구조사와 실제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