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주요 이슈로 떠오른 이번 총선에서 경제통임을 내세운 경제관료·금융인 출신 인사들의 운명은 엇갈렸다.

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인 김진표(69) 더불어민주당 후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인 추경호(56) 새누리당 후보는 여유롭게 20대 국회에 입성했지만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무소속 임태희(60) 후보는 3위로 처져 있는 상태다.

김진표 더민주 후보는 이번에 신설된 경기 수원무에서 새누리당 정미경 후보에게 낙승을 거두고 4선에 성공했다.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차관 등을 거치는 등 경제 관료로 탄탄대로를 달린 김 후보는 노무현 정부 시절 경제부총리, 교육부총리까지 지낸 인물이다.

추경호 새누리당 후보는 대구 달성에서 무소속 구성재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금배지를 달았다.

'친박(친박근혜)' 인사로 분류되는 그는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기획재정부 1차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치고 2014년 7월부터 올해 초까지 국무조정실장으로 일했다.

특허청장, 재정경제부 차관 출신인 새누리당 김광림(68) 후보 역시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3선에 성공했다.

기획예산처 예산실장, 차관, 장관을 차례로 지낸 국민의당 장병완(64) 후보는 광주 동남갑에서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임태희 후보는 16대부터 내리 3선을 한 '텃밭' 경기 성남 분당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3위로 밀리고 있어 낙선할 가능성이 커졌다.

재무부 관세국과 재무정책국, 청와대 금융담당 행정관 등 재정·세정·금융 분야를 거친 임 후보는 이명박 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탈당까지 감행했지만 무위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2014년 재보선에서 비리 의혹이 불거져 새누리당 공천이 취소된 한상률(63) 전 국세청장은 무소속으로 충남 서산·태안 출마했으나 새누리당 성일종, 더민주 조한기 후보에게 뒤진 3위를 달리고 있다.

태안 출신인 한 후보는 국세청에서 조사국장, 서울지방국세청장 등 주요 보직을 맡았던 인물이다.

공천 취소의 이유가 된 비리 의혹에 대해선 작년 4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관세청장, 국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낸 더민주 이용섭(65) 후보는 광주 광산을에서 국민의당 권은희 후보에게 졌다.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2차관을 지낸 류성걸(59) 후보는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 갑에서 새누리당 정종섭 후보에게 패배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장을 지낸 권혁세(60) 새누리당 후보는 경기 분당갑에 출마했으나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더민주)에게 밀려 2위를 달리고 있다.

권 후보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재산소비세제국장,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굵직한 이력을 지닌 금융정책·감독 분야 전문가다.

(서울·세종연합뉴스) 노재현 김수현 기자 porqu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