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텃밭 영남 투표율 저조, 野 텃밭 호남 투표율 높아

20대 총선 투표율은 지난 19대 총선(54.2%)보다는 높겠지만 60%에는 이르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새누리당의 텃밭인 영남권의 투표율은 저조한 반면, 야권의 표밭인 호남권의 투표율이 높은 '서고동저(西高東低) 현상'이 나타나 총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오후 4시 현재 20대 총선 유권자 4천210만398명 중 2천121만2천854명이 투표에 참여해 50.4%의 투표율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 수치에는 지난 8∼9일 실시된 사전투표의 투표율도 반영된 것이다.

이와 관련, 선관위는 "최종 투표율이 당초 기대를 모았던 60%대에는 못 미치겠지만, 19대 총선(54.2%)보다 다소 높은 57∼58% 정도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권자들의 선거 무관심과 정치 불신으로 인해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19대 총선보다 높게 나온 것은 이번 총선에 처음 적용된 사전투표효과가 무엇보다고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8, 9일 실시된 사전투표율은 12.2%로 지난 2013년 사전투표제가 도입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사전투표율 12.2%가 고스란히 투표율에 반영되지 않은 것은 선거일에 투표를 못하는 유권자만 미리 투표한 것이 아니라 투표 의지가 있는 유권자들도 상당수 사전투표에 참여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분산효과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여야 정치적 텃밭의 투표율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오후 4시 기준으로 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57.2%)이었고, 가장 낮은 지역은 대구(46.7%)였다.

호남권인 전북(56.6%)·광주(53.7%) 등은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높았지만 영남권인 부산(46.9%)·경남(48.6%) 등은 투표율이 저조했다.

이 같은 투표율은 일단 각 당이 가져가는 비례대표 의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영·호남이 여·야의 텃밭인 점을 감안하면 여당보다는 야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새누리당 내에선 공천과정에서 노출된 계파갈등에 실망한 지지층 이탈이 현실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 공천파동의 영향으로 '당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경고의 의미도 있고, 박근혜 정부의 임기가 후반기라는 점에서 19대 총선 때보다 지지층 결집 유인이 약해졌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반면 호남권의 투표율 고공현상을 놓고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유불리가 엇갈린다.

일단 방어적 입장인 더민주보다는 호남 맹주를 노리는 국민의당에 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유 평론가는 "호남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보자는 호남 유권자들의 '전략적 투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당의 경우 현역 의원들이 대거 재공천돼 조직 중심의 선거운동을 폈지만 더민주는 새로운 인물들로 승부를 걸었다는 점에서 투표율이 높으면 오히려 더민주에 유리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류미나 기자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