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패배에도 지역 지킨 치과의사의 '4전5기'
선거 임박해 지역구 바꾼 황우여 6선 고지 앞에서 고배


국회의원 선거에서 4차례 연달아 고배를 마신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후보가 5선 경력의 새누리당 중진 황우여 후보를 꺾는 기염을 토했다.

신 후보는 이날 11시 현재(개표율 28.9%) 인천 서구을 선거구에서 1만3천355표(46.1%)를 얻어, 1만886표(37.6%)의 황 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유력시된다.

이 지역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달아 4차례 이긴 후보와 4차례 패배한 후보 간 대결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5선 경력의 황 후보는 1996년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전국구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하고 16∼19대 총선 땐 인천 연수구 선거구에서 4연승했다.

반면 신 후보는 2002년 국회의원 재보선, 2004년 17대 총선, 2012년 19대 총선, 2015년 국회의원 재보선 때 서구강화군을에서 4차례 연거푸 졌다.

정계 입문 후 20년간 패배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지워버린 황 후보, 반대로 승리 방정식 해법을 찾지 못해 경쟁 후보의 승리를 지켜봐야만 했던 신 후보의 대결은 전적만 놓고 보면 싱거운 승부가 될 듯 했지만 이번엔 사정이 달랐다.

우선 선거구 조정으로 서구강화군을 선거구에서 여당 지지세가 강한 강화군이 떨어져 나가면서 신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가 형성됐다.

신 후보는 앞서 서강화을 지역 4차례 선거에서 잇따라 질 때도 강화에서는 열세였지만 서구을 지역에서만큼은 새누리당 후보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치과의사인 신 후보는 '서구의 자존심'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서구에 진심과 애정이 있는 사람을 뽑아달라고 호소한 끝에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반면 황 후보는 총선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선거구를 갈아탄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6선 고지를 넘지 못했다.

황 후보는 교육부총리 경력을 내세우며, 서구에 대학을 유치해 인천 교육 1번지를 만들겠다는 공약도 내놓았지만 실패했다.

4전5기 신화를 이룬 신 후보는 "참으로 긴 시간 오늘을 기다려 왔는데 오늘의 승리가 기쁜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할 일에 가슴이 설렌다"며 "정말 하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에 하루도 쉬지 않고 곧바로 뛰겠다"고 다짐했다.

신 후보는 1980년대 경희대 치대 재학 시절 경희대 삼민투 위원장을 맡아 반독재 투쟁을 벌이다 옥고를 치렀고, 2010∼2011년에는 송영길 시장 재임 때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