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총선이 진행된 13일 지상파 방송 3사도 오랜 기간 준비한 선거 방송으로 시청자의 선택을 받았다.

공동으로 출구조사를 진행한 탓에 대동소이한 정보를 전하게 된 KBS 1TV, MBC TV, SBS TV는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최신 방송 기술을 총동원했다.

KBS 1TV는 선거 방송에 쓰이는 용어, 여론조사와 출구조사 결과에 차이가 나는 이유 등을 설명하는 등 시청자의 이해를 돕는 선거 방송의 기본에 충실한 모습이었다.

출구조사 결과를 반복적으로 내보내는 대신 방송 초반부터 출구조사 결과 등을 심층적으로 토론하고 분석하며 공영방송다운 진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공천 갈등과 관련해서는 후보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소개하는 등 타 방송사와 비교하면 박진감은 떨어졌지만 상세한 정보를 전달해 시청자의 이해를 도왔다는 평이다.

KBS는 선거방송 최초로 국회의 상징인 로텐더홀에서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해 생방송에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후보들의 '치열했던 14일간의 여정'을 소개하는 코너는 후보들의 식사 모습을 주로 담으면서 시청자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상암 신사옥에서 첫 선거방송을 하게 된 MBC는 스튜디오의 높은 층고를 이용해 다양한 화면을 세련되게 연출했다.

또 9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로봇M'은 빠른 속도로 자리를 옮기고 화면의 배치를 바꾸며 화려한 기술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지역별 개표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M톡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관심 지역구 최대 5곳의 개표 속보 알림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점에 눈에 띄었다.

박상권·이정민 앵커는 생방송임에도 매끄러운 진행으로 편안한 방송을 이끌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MBC에 재치있는 예능 프로그램이 많다는 점을 들어 "'마이 리틀 텔레비전' PD가 선거 방송을 만들었으면 재밌을 듯"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대통령선거 등 앞선 선거 방송에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개표 방송'이 아닌 '선거 방송'을 만들어온 SBS TV는 이번에도 한껏 공들인 화면으로 젊은 시청자의 눈길을 꽉 붙잡았다.

특히 투표 마감 시간을 전후해 집중적으로 방송된 '총선 삼국지' '잠룡이 나르샤' '총선극장 300석' '총선토토' 등 제목만 봐도 웃음이 나오는 코너에는 "SBS 미쳤다.

너무 웃기다" "약 빤 방송"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후보들이 크로마키 배경 앞에서 직접 연기하는 모습을 담은 비하인드 영상까지 공개되자 "개표 방송이 예능이냐. 황당하다"며 과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개표 상황을 전하는 '2016 개표 마라톤'은 스포츠 중계로 이름난 배성재 아나운서와 김환 아나운서가 진행하면서 현장감을 살렸다.

게임 화면을 방불케 하는 화려한 화면에 장엄하기까지 한 배경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출구조사 결과, 개표 상황에 따라 울고 웃는 후보들의 모습이 화면을 채우며 재미를 더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chom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