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의미가 큰 관심지역구…'정치1번지' 종로 대표적
대구 수성갑·경남 김해을·전남 순천 등 '텃밭' 균열?
광주서을, 두 野 자존심…경기 용인정 '혈투'

4·13 총선 253개 선거구 가운데는 전체적인 여야의 승패와 별개로 단순히 한 석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지닌 곳이 있다.

▲서울 종로 = 대표적인 곳이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서울 종로다.

지역구에 청와대를 품고 있는 종로에 깃발을 누가 꽂느냐는 항상 서울에서 여야의 승패를 평가하는 잣대 중의 하나가 되곤 했다.

당연히 정치인에게 종로에서의 당선은 대권 주자로 발돋움하는 도약대가 되기도 한다.

과거 고(故)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 15대 국회에서 종로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정치적으로 본격적인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는 서울시장 출신의 새누리당 오세훈, 5선 관록의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가 호각세를 이루고 있다.

▲서울 용산 = 이와 함께 용산은 박근혜 대통령의 '원조 비서실장'으로 통하는 진영 후보가 공천탈락하자 더민주로 말을 갈아타고 4선 고지 도전에 나섰으며 새누리당은 이 자리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황춘자 후보를 공천하면서 '인물론'과 '정당론'의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대구 수성갑 = 대구 수성갑은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와 더민주 김부겸 후보가 격돌했다.

현 야권 계열의 정당에는 침범을 허락하지 않았을 뿐더러 '대구의 강남'으로 통하는 이곳에서 과연 이변이 생길지 여야가 숨죽인 채 주시하고 있다.

선거 초반까지는 여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통하는 김문수 후보가 제19대 총선(2012년), 대구시장(2014년)에 이어 세 번째 도전에 나선 김부겸 후보에 밀리는 양상이지만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어떻게 표심이 변화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세종 = 더민주 공천에서 배제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현 정부 대통령 경호실 차장을 지낸 새누리당 박종준 후보 간 대결이 치열하다.

더민주는 이 전 총리 대신 문흥수 변호사를 전략공천했지만 여론조사 상으로는 밀리고 있다.

친노(친노무현) 좌장 격인 이 전 총리가 7선에 성공한다면 야권 권력 재편에, 박 대통령의 '경호원'이었던 박 후보가 당선된다면 당내 계파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남 순천 = 영남에 김부겸 후보가 있다면 호남에는 이정현 후보가 있다.

2014년 7·30 재·보궐선거에서 전남 순천·곡성에 출마해 당선되며 파란을 일으켰던 '박근혜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 후보는 또다시 지역주의의 벽을 넘는 '선거 혁명'을 꿈꾸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선거구가 조정돼 자신의 고향인 곡성이 떨어져 나가면서 타향인 순천에서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

▲광주 서을 = 이어 광주 서을은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양향자 후보와 6선을 노리는 국민의당 천정배 후보의 대결을 넘어서 두 야당의 자존심을 건 '호남 혈투'를 상징하는 곳이다.

국민의당이 천 후보의 무난한 승리와 함께 광주 '싹쓸이'를 기대하는 가운데 문 전 대표의 방문으로 서운함을 일부 덜어낸 광주 민심이 막판 양 후보의 추격을 허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북 전주병 = 전북에서는 더민주 현역 의원인 김성주 후보와 대선주자 출신인 국민의당 정동영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전주병이 야권의 호남 쟁탈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초반 판세에서는 정 후보의 한 때 측근이자 고교·대학 후배인 김 후보가 앞서 갔지만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 조사에서는 이곳에서 3선을 지낸 정 후보가 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용인정 = 경기 용인정에서는 새누리당 이상일, 더민주 표창원 후보가 접전중이다.

중앙 언론사 정치부장까지 지내다 지난 19대 국회 비례대표를 지낸 이 후보와 범죄심리분석가로 유명세 얻은 표 후보가 영입돼 선거구가 늘어난 용인에서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부산 북강서갑 = 3선 고지를 넘보는 새누리당 박민식 후보와, 세 번째 도전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의 리턴 매치가 벌어지는 곳이다.

같은 날 발표된 지역 언론의 여론조사에도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만큼 예측 불허의 승부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를 중심으로 형성된 '낙동강 벨트'가 부산까지 세력을 확대할지 주목된다.

▲경남 김해을 = '천하장사' 출신인 새누리당 이만기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더민주 김경수 후보가 붙는 경남 김해을은 '낙동강 벨트'의 주요 승부처다.

뚜껑을 열어봐야 새누리당이 안방 사수에 성공할지, 19대 총선과 2014년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낙선한 김 후보가 이번에는 웃을 수 있을지 알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김동현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