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3 총선] 공약(公約)이냐, 공약(空約)이냐…여야 약속 잘 보고 '소중한 한표' 행사하세요
여야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각각 100가지가 넘는 공약을 내놓았다. 각 당이 공식적으로 낸 정책공약집에 담긴 것만 새누리당 180개, 더불어민주당 151개, 국민의당 111개다. 이 중에는 실현 가능성이 의심스러운 선심성 공약이 많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국민 살림살이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내용도 적지 않다. 어느 정당, 어느 후보에게 소중한 한 표를 줄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 각 당의 주요 공약을 살펴보는 것이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선택 4·13 총선] 공약(公約)이냐, 공약(空約)이냐…여야 약속 잘 보고 '소중한 한표' 행사하세요
새누리당은 강봉균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주도로 굵직한 공약을 내놓았다. ‘강봉균표 공약’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한국판 양적 완화’다. 한국은행이 산업은행 채권을 인수해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주택금융공사의 주택담보대출증권을 매입해 주택담보대출을 장기 상환 구조로 바꾼다는 내용이다.

새누리당은 또 공정거래법상 대기업 계열사의 자회사 지분 소유 규제를 완화해 대기업의 벤처기업 투자를 활성화하고, 소득 증가에 따라 원리금 상환액이 늘어나는 점증상환형 주택담보대출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시간당 6030원인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최대 9000원으로 인상하고, 같은 업무를 하는 경우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의 80% 수준까지 올리는 등 소득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공약도 제시했다.

공장을 해외로 옮겼다가 국내로 돌아오는 ‘U턴 기업’에 세금 감면과 부지 무상 임대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복지 공약으로는 간병비 인하, 만 65세 이상 의료비 정액제 기준금액 인상, 대학 학자금 대출금리 인하 등이 있다. 1~2인 가구와 신혼부부를 주요 대상으로 하는 임대주택 공급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기초연금 인상, 대학 등록금 인하, 청년수당 지급 등 대형 복지 공약으로 승부를 걸었다. 만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 월 10만~20만원씩 지급하고 있는 기초연금을 2018년까지 월 3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했다. 학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공립대 등록금을 사립대의 3분의 1 수준으로 인하하고 연 2.7% 금리를 적용하는 대학 학자금 대출을 무이자로 전환한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또 고용보험에 가입한 적이 없는 미취업 청년에게 구직활동을 조건으로 6개월간 월 60만원씩 취업활동지원비를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취약계층 근로자 보호를 위해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원으로 인상하고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기업엔 부담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저출산 대책으로는 출산휴가 기간 확대 및 육아휴직 급여 인상 공약을 내놓았다. 국민연금 기금을 투자해 공공 임대주택과 보육시설을 짓겠다는 공약도 저출산 대책의 하나다.

국민의당은 ‘양당 구도 심판론’을 뒷받침하는 정치 개혁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역구 유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과반수가 찬성하면 국회의원을 파면할 수 있는 ‘국회의원 국민 파면제’ 공약을 제시했다. 또 국회의원과 정당 당직자는 직에서 물러난 뒤 3년 동안 공공기관 임원으로 선임될 수 없도록 해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고 했다.

국민의당의 복지 공약은 더민주와 비슷한 내용이 많다. 국민의당은 국민기초생활 및 국민연금 수급자에게도 기초연금을 월 20만원씩 지급토록 하겠다고 했다. 청년수당은 미취업 청년에게 월 50만원씩 6개월간 지급하되 취업 후 갚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비정규직의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료를 전액 사용자가 부담토록 하고 공정임금법을 제정해 남녀 간,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를 완화하겠다고 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