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 "법정선거비용 약 2억2000만원으론 어림없어…6억 이상 썼어요"
4·13 총선 수도권 A지역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B후보 회계책임자와 참모들은 비용 문제로 비상이 걸렸다. 당내 경선이 치열하게 벌어져 선거자금을 당초 예상보다 많이 쓴 데다 본선에서도 야당 후보와 접전을 펼치고 있어 막판 실탄(선거자금)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선거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 법정선거비용을 맞춰야 하는데 한도를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부담이다.

총선에서 후보들이 쓸 수 있는 비용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중앙선관위가 법적으로 쓸 수 있는 항목별로 제한액을 둔 ‘선거비용’과 ‘선거비용 외 지출’이다. ‘선거비용 외 지출’은 선거비용 지출 한도에 포함되지 않아 신고만 하면 얼마든지 쓸 수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법정선거비용 산출 방식은 ‘1억원+(인구수×200원)+(읍·면·동 수×200만원)’이다. 전국 253곳 지역구별 평균 ‘선거비용’은 1억7800만원. 법정선거비용은 총선에서 15% 이상 득표하면 100% 국가에서 보전(10~15% 득표 땐 50%)해준다.

주요 법정선거비용은 선거사무원 인건비와 현수막 설치비, 방송연설비, 명함, 선거벽보비, 전화비 등이다. 법정선거비용은 선관위가 정해준 범위 내에서 사용해야 한다. 범위를 넘어서거나 회계 조작 등을 통해 축소 신고하면 당선 무효가 된다. ‘비용 외 지출’ 주요사례는 선거사무소 임차료와 선거 기탁금, 경선 비용을 비롯한 예비후보 시절 지출한 자금 등이다.

B후보는 당내 경선 때 굵직한 항목에만 1억1000만원 넘게 사용했다. 두 차례 벌인 여론조사 경선 3100여만원, 대형 현수막 900여만원, 홍보물 1200여만원, 자체 여론조사와 선거운동 문자 발송 6000만원 등이다.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본선 주요 비용으로는 선거사무소 사무장과 회계책임자 인건비 230여만원, 선거운동원 74명(읍·면·동 수×3+5) 인건비 6700여만원, 공보물 3300여만원, 선거벽보 880여만원, 각종 현수막 1000여만원 등이다. 선거 유세 차량을 빌리는 데 2000만원을 썼다. 지역 언론 광고, 로고송 제작, 문자 발송, 전화 홍보 등에 2000만원가량 지출했다.

지난해 12월 예비후보 시절 빌린 선거사무소 건물 임차료만 5000만원(5개월)이다. 후보 기탁금 1500만원도 냈다. 굵직한 주요 ‘선거비용’만 2억4000여만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거 외 비용은 1억원 이상으로 잡고 있다. 예비후보 시절 지출 내용까지 합하면 모두 4억5000여만원이다.

B후보 측 관계자는 “사무실 집기, 선거운동원 어깨띠·신발·모자, 휴지·생수·쓰레기봉투, 신문·잡지 구독 비용과 회계에 잡지 않은 다른 지출까지 합하면 이번 선거에서 최소 6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관위에서 책정한 우리 지역구 법정선거비용은 약 2억2000만원”이라며 “실제 사용액은 3억원 정도로 예상돼 회계를 맞추는 데 비상이 걸렸다. 축소 신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구체적인 축소 신고 방법으로는 2000만원에 빌린 유세차량 임차료를 계약서엔 1500만원으로 하고 500만원은 현금으로 따로 주는 식이다.

서울의 C후보 관계자도 “적발되면 당선 무효 된다는 것을 알지만 축소 신고해야 할 것 같다. 대부분 후보가 이런 방식을 동원한다”고 말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