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150석 넘으면 승리"…전문가들 "단순 과반은 승리 아냐"
더민주, 현재 의석 102석 또는 '김종인 마지노선' 107석
국민의당 "35석 되면 승리"…전문가들 "20석 이상으로 약진"

4·13 총선 성적표가 나오면 각 당의 승패 기준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이 기준을 놓고도 당 상황실과 전문가들의 견해에 다소 차이는 있다.

승패 기준선 자체가 총선 전략과 맞닿은 데다, 어느 수준을 승리 또는 패배로 보느냐에 따라 선거후 책임 공방이나 당권 투쟁의 지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는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전체 의석수도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수도권과 영호남 등 전략적인 성격을 지니는 권역별 성적표도 중요하다는 진단이다.

◇ 새누리 승리 기준, 원내 과반이냐·160석 이상이냐 = 새누리당은 공식적으로 최소한의 승패 기준선을 원내 과반 의석 확보 여부로 두고 있다.

탈당한 무소속 당선자들에 기대지 않고 과반을 확보해 둬야 총선 이후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자칫 과반 의석에 실패할 경우 책임론에 휘말리는 것은 물론 탈당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를 둘러싼 당의 내홍도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역별로는 승부처인 수도권(총 122석)에선 절반을 얻어야 승리라고 자평할 수 있으며, 정치적 터전인 영남권(총 65석)에서도 10석 넘게 잃으면 패배나 다름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이 160석 이상은 얻어야 승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다.

원내 과반 최소한인 151석은 승패의 기준을 지나치게 낮게 잡은 '엄살' 성격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특히 새누리당의 경우 국민의당 출현에 따른 야권분열로 접전지인 수도권에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선거가 끝까지 치러졌다는 점에서 "과반을 가까스로 획득한 수준으로 여당의 승리를 선언하는 것은 어렵다"고 오피니언라이브 윤희웅 여론분석센터장은 진단했다.

한국갤럽 허진재 이사는 "새누리당은 19대 총선에서 얻었던 자유선진당 포함 의석인 160석 이상 얻어야 승리"라고 말했다.

◇ 더민주 승패 기준, 102석? 107석? = 더민주는 승패 기준선을 102∼107석에 맞췄다.

102석은 현재 의석수, 107석은 김종인 대표가 자신의 거취를 내건 '마지노선'이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의석수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승패의 기준이 되지 않겠느냐"며 "김 대표가 107석을 채우지 못하면 떠나겠다고 했으니 그 또한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102∼107석조차 당의 '냉정한' 판세 분석을 웃도는 수치다.

내부적으로는 100석을 채우기 어려워 이번 선거에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웠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TBS 라디오에 나와 "자체 여론조사를 보면 우세한 곳이 60곳이고 혼전 지역이 40곳"이라며 "혼전 지역에서 최대한 의석을 확보해도 비례대표를 포함해 100석을 넘기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우세한 지역이 45곳 정도 되지만, 충청권과 호남권에서 우세를 장담할 수 있는 지역이 20곳을 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호남 판세는 승패 기준을 내세우기도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엠브레인 이병일 상무는 "더민주는 3자 구도에서 100석만 넘어도 선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윤 센터장은 더민주가 100석을 넘겨도 "정권 후반기 선거에서 '심판론'을 극대화하지 못한 결과"라며 "'텃밭'이라던 호남의 제1당을 국민의당에 넘겨주면. 의석수를 현재 수준으로 방어해도 정치적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국민의당 승패 기준, 호남 1당 확보? = 국민의당은 35석을 승패 기준선으로 삼았다.

호남권에서 20석, 수도권에서 4∼5석, 수도권 정당득표율 15%를 통한 비례대표 10석을 얻으면 승리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40석을 전략 목표로 내세웠고, 여러 지표를 종합한 결과 35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정도면 승리했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생정당으로서 양당의 틈바구니를 파고들어야 하는 만큼, 승패의 기준선은 국민의당에 큰 의미가 없다는 견해도 있다.

원내교섭단체를 간신히 꾸린 20석으로 출발한 국민의당이 현재의 판세만 유지해도 '대성공'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허 이사는 "교섭단체(20석)만 유지해도", 이 상무는 "25석 이상만 얻어도" 국민의당은 성공을 거둔 셈이라고 평가했다.

윤 센터장은 "안철수 대표를 제외한 다른 인물이 호남 이외 지역에서 살아 돌아오느냐에 따라 성적표가 평가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남 자민련'이라는 딱지가 붙게 되면 승리의 빛깔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국민의당은 의석 수 자체보다는 호남(28석)에서 더민주보다 더 많은 의석을 얻어 제1당 지위를 확보하느냐가 내용적으로 중요하다는 평가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홍정규 임형섭 현혜란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