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박진·정인봉·조윤선 합세해 '반성·화합 유세'
정세균, 총 274km 골목골목 누비며 '저인망식 표밭갈이'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의 새누리당 오세훈·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는 4·13 총선을 사흘 앞둔 10일 정치적 상징성이 큰 이곳에서 최후승자가 되기 위해 '막판 72시간 총력전'에 들어갔다.

현재 두 후보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오 후보는 이날 박진 전 의원 등 당내 경선 경쟁자들이 총출동해 오 후보를 돕는 '화합의 유세'를 벌였고, 정 후보는 종로지역의 도로와 골목을 구석구석 누비는 '저인망식 표밭갈이'에 나서며 한 표를 호소했다.

◇오세훈 '반성·화합' 모드 = 오 후보는 선거일까지 자신의 선거구인 종로 유세에 '올인'할 계획이다.

그간 서울 권역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다른 후보의 선거를 돕기도 했지만 남은 사흘만큼은 본인이 싸워야 할 종로에 집중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날부터 박진 전 의원과 정인봉 전 당협위원장 등 당내 공천 경쟁자들이 모두 오 후보 지원 유세에 합류했다는 점이다.

당은 이번 총선 공천과정에 노출된 당내 계파싸움이 수도권 유권자들로 하여금 등을 돌리게 하였다고 자체 판단하고, 화합의 모습을 유권자들에게 부각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오 후보 캠프는 싸늘해진 유권자와 지지층의 마음을 다시 잡기 위해 '반성' 메시지를 강화하며, 현수막도 "새누리당에 다시 기회를 달라"는 취지의 호소 문구로 선거 메시지를 바꾸고 있다.

또 이날 오 후보의 유세에는 서울 서초갑 공천에서 고배를 마신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합류해 힘을 보탰다.

오 후보의 종로 올인 모드 전략에는 선거일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난 7일까지 조사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실제 선거에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했다는 게 오 후보 측 설명이다.

오 후보 측은 후보 본인은 물론 부인과 두 딸, 장녀의 사위까지 온 가족이 선거운동 현장에 뛰어들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세균 '골목길 저인망' 유세 = 6선 고지를 노리는 더민주 정 후보는 최대한 바닥 민심을 구석구석 파고든다는 차원에서 골목 유세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남은 사흘간 지역구 내 총연장 274㎞에 달하는 도로 전체를 한 바퀴 다 돌며 득표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날도 정 후보는 오전 6시 30분 산악회 인사를 시작으로 유세 차량을 타고 좁은 골목을 누리며 한 표를 호소했다.

새누리당 오 후보가 서울시장 출신인 데다 여권의 잠룡으로 분류되지만 '유명세만 갖고는 까다로운 종로 민심을 공략할 수 없다'며 지난 4년간 다져온 지역 민심을 토대로 바닥표를 공략하고 있다.

정 후보 측은 이를 '강남 스타일 대 종로 스타일의 대결'이라고 불렀다.

당내 원로인 김원기·임채정 전 국회의장과 이곳에서 11∼14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종찬 전 국정원장, 후원회장 소설가 박범신 씨, 친분을 이어온 '일용 엄니' 탤런트 김수미 씨도 든든한 우군이 돼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

당 차원에서도 총력전을 펴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지난달 12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데 이어 선거운동 시작일인 지난달 31일 이곳에서의 출근인사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고, 오는 12일도 이곳에서 선거운동 피날레를 장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홍걸 당 국민통합위원장도 오는 11일 이곳을 찾아 전통적 지지층 결집에 나설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이정현 기자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