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영호남 등 접전지 속출…각당 전략 재점검

4·13 총선을 1주일 앞둔 6일까지 각종 여론조사 결과, 전국 주요 격전지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이 요동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후보간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이 이어지는가 하면, 일부 지역에선 여론조사마다 순위가 바뀌는 것으로 조사돼 각 당 및 후보들의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6일을 기점으로 '열전 13일'의 공식선거운동기간이 반환점을 돌게 됨에 따라 여야는 선거운동 후반전에서는 전략지역에 선거운동을 집중해 승기를 굳히거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오는 7일부터 일반 유권자들은 이와 같은 선거판의 흐름을 읽을 수 없는 '깜깜이 상태'에서 후보를 선택하게 된다.

공직선거법에 선거일 6일 전부터 선거일 투표마감시간까지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부터 6일 오후 2시까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여론조사 결과는 총 334개로, 이 중 수도권 139개(서울 49개, 인천 16개, 경기 74개), 호남 98개(광주 31개, 전남 34개, 전북 33개) 등 수도권과 호남에 전체 조사의 70%가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권은 전통적으로 총선 전체의 판세를 좌우하는 최대 요충지이고, 호남은 야권분열로 인해 불꽃 튀는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여당 텃밭인 영남권도 무소속 후보들의 선전으로 예년에 비해 관심선거구가 늘었다.

◇수도권, 3자대결구도로 초박빙 지역 속출 =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는 이번 총선이 3자대결구도가 되면서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초박빙 접전 지역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새누리당 황춘자 후보와, 공천탈락에 반발해 새누리당을 탈당한 더불어민주당 진영 후보가 맞붙은 용산이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연합뉴스·KBS가 의뢰한 코리아리서치의 4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결과 황 후보 35.2%, 진 후보 31.9%로 황 후보가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달 28일 조선일보가 의뢰한 미디어리서치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3%포인트)에서는 진 후보가 34.7%로 황 후보(30.9%)에 앞섰었다.

서울 서대문갑에선 다섯번째 대결을 벌이는 새누리당 이성헌 후보와 더민주 우상호 후보의 혼전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YTN가 의뢰한 마이크로밀엠브레인의 지난 2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선 우 후보가 41.8%, 이 후보가 38.3%였지만, 문화일보가 의뢰한 포커스컴퍼니의 4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선 이 후보가 39.9%, 우 후보가 36.4%로 결과가 뒤집어졌다.

서울 중·성동갑의 경우 지난 5일 YTN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결과 새누리당 김동성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후보가 36.2%로 동률을 이뤘다.

'수·용·성 벨트'로 불리는 경기 수원과 용인, 성남 지역 판세는 자고 일어나면 바뀔 정도로 치열하다.

경기 용인정의 경우 지난달 30일 한국일보가 의뢰한 코리아리서치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선 더민주 표창원 후보가 36.9%, 새누리당 이상일 후보 29.4%였지만, 지난 4일 서울경제가 의뢰한 리얼미터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선 이 후보가 37.7%, 표 후보 32.0%로 전세가 뒤집어졌다.

경기 수원무는 지난달 24일 연합뉴스·KBS가 의뢰한 코리아리서치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선 더민주 김진표 후보 39.7%, 새누리당 정미경 후보 32.2%였지만, 4일 서울경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선 정 후보 38.4%, 김 후보 33.2%로 양상이 변했다.

◇호남권, 더민주·국민의당 쟁탈전 치열 = 호남권에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간 접전 양상이 뚜렷했다.

전북 전주병의 경우 지난달 23일 KBS·연합뉴스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결과 더민주 김성주 후보가 42.2%로, 국민의당 정동영 후보 32.6%에 앞섰다.

하지만 4일 서울경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선 정 후보가 38.3%로, 33.3%의 김 후보를 제쳤다.

전북 전주을에서는 MBN이 의뢰한 리얼미터의 4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결과 더민주 최형재 후보 28.0%, 국민의당 장세환 후보 27.6%,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 26.3% 등으로 불꽃튀는 3파전이 전개됐다.

충북 청주 흥덕의 경우 4일 조선일보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3%포인트) 결과 더민주 도종환 후보 32.4%, 새누리당 송태영 후보 29.9%로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영남권, 무소속 돌풍 선거까지 이어질까= 영남권에서도 새누리당에서 이탈한 무소속 후보들과 일부 더민주 후보들의 선전으로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격전지가 여럿 나타났다.

연합뉴스·KBS의 5일 여론조사(신뢰도 95%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 따르면 부산 북·강서갑에서 새누리당 박민식 후보가 43.3%의 지지율로 더민주 전재수 후보(41.6%)와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대구 동갑의 경우 새누리당 정종섭 후보(38.5%)와 친(親) 유승민계 무소속 류성걸 의원(38.4%)이 0.1% 포인트 차이의 초접전 양상이었다.

또 같은 조사에서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도 새누리당 엄용수 후보(36.4%)와 무소속 조해진 후보(33.9%)가 오차 범위 내 경합 양상이었다.

◇"부동층을 잡아라"…여야, 막판 7일 선거전략 재점검 = 유권자 표심의 변화를 읽을 수 없는 가운데 7일간의 후반 선거전이 전개되자 여야는 선거전략을 재점검하고 나섰다.

무엇보다도 각 당은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 흡수에 총력을 다할 태세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가 식물정부가 돼선 안 된다"고 읍소하며 새누리당에 등을 돌린 보수성향 유권자와 장년층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을 때 특히 적극투표층의 표심 이탈이 심각한 걸로 나타났다"며 "이를 알려야 하는데 중요한 수단이 빠지게 돼 답답하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국민의당과의 야권 주도권 경쟁에서 벗어나 새누리당과의 일대일 대결구도를 부각시켜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제1야당에 투표해달라'고 호소한다는 전략이다.

더민주 당직자는 "이번 총선 여론조사가 범람하면서 유권자를 혼란에 빠뜨린 측면이 있다"며 "여론조사와 무관하게 우리 당 캠페인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당 지지도가 상승세였음을 강조하며 일부 야당 지지층의 사표(死票)우려 심리를 방지하고 새누리당 이탈층의 지지를 끌어낸다는 방침이다.

국민의당측은 "당 지지도가 오르면서 후보나 지지층 모두 고무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를 수 있게 됐다"면서도 "우리 당에 대한 견제가 한층 강해지는 만큼 모든 면에서 신중을 기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배영경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