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미국ㆍ멕시코서 북핵 공조확인ㆍ경제지평 확대
핵안보정상회의서 미중일 연쇄회담…대북 압박 강화 모멘텀 마련
멕시코와 FTA 실무협의 재개…우리 기업의 멕시코 인프라 사업 진출 지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미국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및 멕시코 공식방문 일정을 마치고 5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귀국길에 오른다.

박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 국제 핵 안보 체제 강화에 대한 기여 의지를 밝히는 한편 미국, 중국, 일본과의 연쇄 양자ㆍ3자 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 대응에 대한 국제 공조를 재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중남미 최고 교역 파트너이자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북미 시장 수출을 위한 전진 기지인 멕시코와 8년 만에 자유무역협정(FTA) 실무 협의를 재개키로 하는 등 멕시코 방문은 우리 경제외교 지평을 확대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 北 추가 도발 위협 속 미국ㆍ중국ㆍ일본과 북핵 공조 강화 = 박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31일 한미일 3국 정상회의 및 한미ㆍ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북핵 문제에 대한 단호한 대응 의지를 정상 차원에서 재확인했다.

구체적으로는 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북한 핵포기를 목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과 독자 제재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는 한편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공조를 함께 견인해 나가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도 박 대통령과의 양자 정상회담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에 대해 직접 "전면적이고 완전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3국의 대북 압박 공조 재확인에 이어 대북 제재 성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중국이 '사상 최강'인 안보리 제재를 완전히 이행하겠다고 정상 차원의 의지를 밝힘에 따라 박 대통령의 대북 압박 외교가 탄력을 받게 됐다.

특히 시기적으로 북한이 4월말~∼5월초 5차 핵실험을 비롯한 추가 도발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시점에 박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물론, 시 주석과 3시간 10분간 집중적으로 북핵 문제를 집중 협의하고 북핵 공조 방침을 재확인했다는 것도 북한의 추가 도발 억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다만 시 주석이 유엔 안보리 제재 이행과 함께 북핵 대화도 같이 거론한 것과 북핵 문제 대응 차원에서 나온 미국 고(高)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 입장을 보인 부분을 어떻게 풀지는 전방위 대북 압박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외교적 과제라는 지적이다.

또 미국과 일본이 한미일 3국 안보 협력 드라이브를 걸면서 반중(反中) 공조 전선을 구축하고 있고, 같은 이유로 일본이 휘발성이 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것도 향후 북핵 공조에 변수로 꼽힌다.

이밖에 박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에서 개정 핵물질 방호협약 발효 후 5년 주기로 평가회의를 개최할 것을 제안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는 등 국제 핵안보 체제 강화를 위한 우리의 기여 의지를 강조했다.

◇ 멕시코와 FTA 협의 재개…우리 기업의 인프라사업 참여 추진 = 박 대통령은 멕시코 공식 방문을 통해 중남미 2번째 시장이자 북미 진출의 전진 기지인 멕시코와의 교역ㆍ투자 확대 기반을 마련하고 인프라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박 대통령은 4일 한ㆍ멕시코 정상회담에서 FTA 실무협의체를 올해 4분기 중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실무협의체 구성은 FTA 협상 재개 이전의 단계로 실무협의에서는 FTA 품목 및 대상 등에 대한 사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1억2천만명, 국내총생산이 1조2천억 달러인 멕시코는 브라질에 이어 중남미에서 2번째로 큰 시장으로 광물자원은 풍부하고 부품ㆍ소재 등 중간재에 대한 수요가 우리와는 상호 보완적인 교역 파트너다.

또 멕시코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국간 FTA 관련 실무협의는 우리나라가 TPP 가입시 멕시코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양국간 FTA는 멕시코를 통한 북미 시장 진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ㆍ멕시코 정상회담에서는 무역·투자 등 34개 양해각서(MOU)도 체결, 170억 달러(19조5천500억원) 규모의 멕시코 에너지 분야 사업을 포함, 교통ㆍ수자원 등 멕시코의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와 함께 이번 박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에는 양국 경제협력 사상 가장 큰 규모인 144개사(145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 1 대 1 비즈니스 상담회를 가졌다.

이밖에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에 대한 멕시코의 협조를 확보하고 문화 외교를 통해 한류 확산도 지원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정윤섭 강병철 기자 solec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