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어선 잠시 조업 중단…물리적 피해 없어

"본 함은 GPS(인공위성 위치정보) 신호 이상 없습니다!"
5일 오전 8시께 해경 기동전단함정 3015함(3천t급) 안은 GPS 신호와 연동되는 레이더를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조타실 뒤편에는 GPS 전파 혼신이 일어났을 때 함정에서 해야 할 조치 사항이 순서대로 적혔다.

북한 전파 교란에 맞서 서해 안보 점검에 나선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GPS는 항해보조장치인 만큼 해경 함정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소형 어선들의 조업에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상황을 주시해달라"고 지시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북한의 GPS 교란 전파는 4일까지 닷새간 항공기 총 746대, 어선을 포함한 선박 621척, 이동통신 기지국 1천358곳에 유입됐다.

북한은 국내 민간·군용 GPS를 모두 노렸다.

민간교통수단과 군 장비 중 이번 교란으로 선박 충돌 등 물리적 피해를 본 사례는 아직 없다.

서해를 다니는 소형 어선들 역시 어망 위치를 GPS로 확인하기 때문에 조업을 잠시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지만 운항에는 지장이 없다고 해경 기동전단함정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춘재 해경본부 조정관은 "전파 교란 탓에 GPS 신호가 잡히지 않을 때가 있어도 항해하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며 "서해에서는 연안 조업이 많아 육지가 바로 보이는 데다 추정 위치 항법을 사용해 이동에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이 나흘 동안 보낸 전파는 일정 범위 내에서 들쭉날쭉한 세기로 측정됐고, 끊겼다가 재개되는 패턴을 보였다.

기동전단함정에서는 전파 교란을 감지하면 인근 함정에 관련 상황을 전파하고 해조류의 방향과 속력 등을 이용해 구한 추정 위치를 이용해 이동한다.

함 가까이에 있는 여객선과 어선 위치도 철저히 확인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다.

3015함 관계자는 "자동차로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터널에 들어갔을 때 잠시 GPS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지장이 있지는 않다"며 "터널을 통과하는 시간만큼 교란이 있다가 나오면 다시 괜찮아지는 그런 상태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cham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