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4차례에 걸친 핵실험으로 주변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큰 북한산 농산물 수출품을 경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대만 석간 자립만보(自立晩報)는 2006년부터 10년간 네 차례의 핵실험이 실시됐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는 인접한 지역에 외국으로 수출하는 송이, 능이 등 대규모 임산물 산지를 두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북한의 송이 주산지인 함북 명천군 칠보산 지역과 핵실험장인 함북 길주군은 30여㎞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또 다른 송이 산지인 어랑군도 길주군에서 멀지 않다.

신문은 "북한의 4차 핵실험이 현재까지는 심각한 핵유출 사고를 유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이렇게 핵실험장과 가까운 거리의 지역은 방사능 오염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북한은 외화벌이 일환으로 송이 등 고급 농수산물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문은 특히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에 따른 정치안보 정세의 영향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있으나 지구 환경이나 건강 안전에 미칠 위험성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달 2일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에도 이 같은 북한산 농림산물 거래에 대해서는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았다.

북한 핵실험장 부근의 주민들에 따르면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인접한 길주군 남대천의 어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남성들의 머리가 벗겨지는 경향이 뚜렷해지며 주민들이 극도의 불안을 느끼고 있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10월, 올해 2월에 중국을 통해 밀수입된 북한산 능이를 분석한 결과 우라늄 핵분열 과정에서만 나타나는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기준치(100Bq/kg)의 9배 이상 검출됐다.

북한산 능이의 주산지 역시 핵실험장 주변의 산지다.

중화권에서는 북한의 잇따른 핵도발이 중국의 식량안보를 위협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장훙저우(張宏洲) 싱가포르 남양이공대 교수는 "중국의 주요 식량생산 기지인 동북지역은 북한의 핵실험장에서 100㎞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며 "북한의 핵기술과 기초설비가 낙후돼 있는데다 환경보호에 대한 의지나 역량도 부족해 주변지역의 지하수, 대기, 토양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북한이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이후 원전이나 우라늄 광산 및 농축공장, 핵실험장 모두 20여년간 어떤 국제 안전성 기준도 충족하지 못한 채 핵실험을 진행해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신문은 그러면서 북한의 지속적인 핵실험과 불완전한 핵시설 관리에 따른 방사능 오염 물질이 북한 농산품 수출을 통해 전 세계에 확산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송이, 능이 등 북한산 특산품을 수입하는 국가들은 먼저 검역을 강화하는 한편 특히 중국은 북한산 임산물 수입을 중단, 이들 품목이 다시 한국, 일본, 대만 등지로 흘러들어 갈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