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죽어간다 해 살리러 왔다" …'열세지역' 중심으로 5곳 강행군
대구·경북 매진하던 최경환도 사상서 동반 지원 유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4·13 총선을 열흘 앞둔 3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수도권을 벗어나 부산을 찾았다.

김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줄곧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인 서울·수도권 지역에만 집중해왔으나 이날은 발걸음을 부산으로 옮겨 자신의 지역구인 중구영도구를 비롯해 북강서갑·사상구·사하갑·남구을 총 5곳을 샅샅이 훑었다.

오전에 제주도에서 4·3 희생자 추모식 참석을 마치고 오후에 김해공항에 도착한 김 대표는 빨간색 야구점퍼에 청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선거유세를 시작했다.

이날 중구영도구를 제외하고 김 대표가 발로 누빈 지역구 4곳은 부산 지역구 중상대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격전지들이다.

애초 김 대표는 당 지지도가 강한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보다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서울·수도권에 몰두할 계획이었지만, PK에서도 초접전 지역이 나오며 'PK는 여당 텃밭'이란 공식이 흔들리자 부산으로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실제로 이날 김 대표의 유세 연설 속에는 절박함이 묻어나왔다.

김 대표는 박민식 의원 지역구인 북강서갑의 구포시장을 찾아 "오늘 새벽에 (4·3 희생자 추모식이 있어) 제주도에 갔다가 오후엔 제주도 유세를 하려고 했는데 박 의원이 다 죽어간다고 해서 살리러 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5년에 한 번 있는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하려면 박근혜 정부가 망해야 자신들에게 기회가 돌아간다고 여기며 박 대통령이 원하는 모든 일에 발목을 잡고 있다"며 "그런데 (북강서갑) 주민들이 이런 나쁜 정당에서 나온 후보에왜 높은 지지율을 보여주느냐. 여론조사가 잘못된 것이죠"라고 표를 호소했다.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의 지역구인 사상구로 넘어와서는 야당 비판의 화력을 더욱 키웠다.

김 대표는 문 전 대표에 대해 "4년 전을 가만히 생각해보시면 여러분 많이 후회할 것"이라며 "특별한 연고도 없는 분이 출마해 낙후된 사상을 바로잡겠다고 해 여러분이 국회의원을 만들어줬지만 사상을 발전시킨 것이 있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또 "정말 같이 국회에 앉아서 국정을 같이 논의하기가 싫을 정도로 너무나 너무나 한심한 짓들을 (더민주가) 하고 있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목표 의석수에 대해선 "공천과정에서 국민께 많은 실망을 끼쳐 이제는 우리가 과반수를 얻는 것도 간당간당하다"며 "손수조 후보가 사상에서 떨어지면 우리는 과반수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사상구 유세에서는 그간 TK지역 유세에 힘을 쏟았던 최경환 의원이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최 의원은 "제가 요새 대구·경북 선거(유세)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오늘 손 후보를 응원하려고 부산까지 왔다"면서 "만약 4년 전 그때 손 후보가 국회의원이 됐다면 야당이 박 대통령 발목 잡는 것 지금보다 적게 했을 것"이라며 "그때 선택을 제대로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 의원은 그간 공천과정에서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간 계파 갈등이 불거졌던 점을 의식한 듯 '갈등 봉합'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힘썼다.

최 의원은 "김 대표가 전국을 누비며 열심히 하는데 손 후보를 당선시켜야 김 대표가 부산에서 체면이 좀 서지 않겠느냐"면서 "김 대표를 위해서라도 꼭 손 후보를 당선시켜달라"고 말했다.

최 의원과 김 대표 두 사람은 연설을 마친 손 후보를 함께 손가마를 태워 현장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부산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