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상으로 지대공미사일 발사…저강도 도발로 긴장 수위 조절
대남 GPS 교란전파 발사 등 연이은 도발…軍 "추가 도발 예의주시"


북한이 1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지대공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와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한 '저강도 무력시위'로 해석할 수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낮 12시 45분께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지대공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지난달 29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양강도 내륙 지역으로 300㎜ 신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를 쏜지 불과 사흘 만이다.

북한의 이번 단거리 지대공미사일 발사는 미국 워싱턴에서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린 데 맞춰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핵안보정상회의는 미국 시간으로 지난달 31일 개막했다.

북한이 핵안보정상회의 개막 직후 미사일을 쏜 셈이다.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일 3국의 강고한 공조체제를 과시했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만나 중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이행 의지를 확인했다.

이는 한·미·일·중 4개국의 대북 공조 구도를 구축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이제 중요한 것은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해나감으로써 북한이 핵 포기 없이는 생존할 수 없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며 강한 어조로 북한 압박하기도 했다.

북한은 이러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함과 동시에 대북 압박이 강화될수록 군사적 시위 및 무력도발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위협하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지난달 3일 300㎜ 방사포 6발을 쏜 것을 시작으로 이번을 포함해 6차례에 걸쳐 17발의 발사체를 쏘며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해준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단거리 지대공미사일은 100㎞에 못 미쳤으며, 처음에는 탄도미사일로 추정됐으나 지대공미사일로 최종 분석됐다.

북한이 단·중거리 탄도미사일 대신 단거리 지대공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대북 제재 공조 추이를 지켜보며 무력 도발의 수위를 조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급격히 긴장 수준을 끌어올리기보다는 사태를 관망하면서 저강도의 도발로 일정 수준의 긴장을 이어가려는 뜻을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다.

북한의 이번 단거리 지대공미사일 발사는 한미 독수리(FE) 연합훈련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규모 미군 전력이 참가하는 이번 독수리 연습은 이달 말까지 계속된다.

우리 군은 북한이 남한 항공기와 선박 등을 노린 GPS(인공위성위치정보) 교란 전파를 발사한 데 이어 단거리 지대공미사일을 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연합훈련 기간에 GPS 교란 전파를 발사한 것은 고강도의 추가 도발을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보고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내부적으로는 다음 달 7일 열리는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다종화했다는 무기체계 개선 성과를 내고 결속을 다지기 위한 시험발사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들어 북한이 단거리 지대공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보유한 지대공미사일로는 최대 사거리 260㎞의 SA-5와 '북한판 패트리엇 미사일'로 불리는 사거리 100여㎞의 신형 KN-06을 꼽을 수 있다.

북한은 작년 4월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한국 방문을 이틀 앞두고 KN-06 지대공미사일 2발을 쐈다.

이들 미사일은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식의 다양한 군사적 타격 수단들을 더 많이 개발 생산해야 한다"며 북한이 올해 각종 무기체계 개발에 힘을 쏟을 것을 시사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