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3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3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75분간 한미일 정상 대좌…한중 정상회담은 80분 진행
한미일 정상회의 전후로 한미 회담 15분ㆍ한일 회담 20분
靑 "하루만에 주요국 정상과 협의, 전례찾기 어려워"
핵안보정상회의 업무만찬서 朴대통령·반기문 '北비핵화' 한목소리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미국, 중국, 일본과 모두 3시간10분간 연쇄적으로 양자ㆍ3자 회담을 하며 숨 가쁜 북핵 외교전을 전개했다.

박 대통령의 외교 일정은 이날 오전 10시35분 워싱턴 컨벤션센터 1층 의장국 전용회의장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는 것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파란색 재킷을 입은 박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 차림의 오바마 대통령과 15분간 회담을 하고 북핵 문제 대응을 위한 단호한 대응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확고한 대한(對韓) 방위공약과 안보리 대북 결의의 철저한 이행 의지를 다시 확인하는 한편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두 정상은 북핵 문제에 대한 공동 인식 및 협력을 토대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모멘텀을 지속시키기 위해 긴밀히 공조키로 했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서 같은 장소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함께 이날 낮 12시5분까지 75분간 한미일 정상회의를 했다.

2014년 이후 2년 만에 열린 이 회의에서 한미일 3국 정상은 유엔 안보리 결의뿐 아니라 독자적 대북제재 조치를 이행하면서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 압박을 함께 견인키로 했다.

정상회의에서는 기후변화, 미국의 암퇴치 이니셔티브 협력 등 범세계적 문제 해결을 위한 3국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3국 정상은 이어 언론 앞에 나란히 앉아서 오바마 대통령, 박 대통령, 아베 총리 순으로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발언할 때 회의 주최자로 가운데 앉아있던 오바마 대통령이 박 대통령 쪽으로 몸을 돌려 경청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미일 정상회의 직후에는 미일간 양자회담이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미일 정상회담을 마친 아베 총리와 워싱턴 컨벤션센터 양자회담실에서 만났다.

12시45분부터 20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두 정상은 북핵ㆍ북한 공조 문제와 함께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온전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미일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오바마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미국과의 회담을 마친 시 주석과 워싱턴 옴니쇼어햄 호텔에서 양자회담을 했다.

미중 정상회담이 길어지면서 한중 정상회담은 애초 예정 시간인 4시를 훌쩍 넘긴 4시57분에 시작됐다.

"양국 관계가 건강하고 순조로운 발전을 추구할 것을 희망한다"(시 주석), "오늘이 7번째 회담으로, 그만큼 한중 관계가 밀접하고 중요하다는 것"(박 대통령)이라는 덕담 속에서 시작된 회담은 오후 6시17분에 종료됐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처음 만난 두 정상이 북한ㆍ북핵 문제에 대한 협력 방안과 함께 한중 관계 발전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하면서 회담 시간이 당초 계획인 1시간보다 20분 더 늘어난 것이다.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 하루 만에 미·일·중 주요국 정상들과 연쇄적인 양자 및 3자 협의를 가진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면서 "이는 한반도는 물론, 지역 및 세계적 무대에서 우리의 역할에 대한 주요국들의 관심과 기대, 그리고 그간 우리와 주요국들과의 양자 관계 발전의 견실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양자ㆍ3자 회담 일정을 마치고 핵안보정상회의 첫 공식 일정인 환영 리셉션 및 업무 만찬에 참석해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노력을 촉구했다.

만찬에서는 박 대통령 외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총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필리핀 과학기술장관, 이스라엘 에너지 장관 등이 참석해 북한 핵실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노력을 강조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한편 박 대통령이 이날 반 총장과 만찬장에서 만나 별도의 인사를 나눴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워싱턴연합뉴스) 정윤섭 강병철 기자 solec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