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정우택, 더민주 오제세·변재일 4선 등정 도전
선거구 강제 조정에 뿔난 괴산 표심 어디로 쏠릴지 주목

4·13 총선 충북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국회 개원 이래 지금껏 한 번도 없었던 청주의 4선 국회의원이 탄생할지 여부다.

새누리당 정우택(상당), 더불어민주당 오제세(서원)와 변재일(청원) 후보 등 3명의 주자가 도전장을 내 그 어느 때보다 가능성은 크지만 3개 선거구 모두 초박빙 구도인 터라 섣부른 장담은 금물이다.

청주는 1958년 이후 지금껏 무소속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2명의 무소속 후보가 정당 정치의 높은 벽을 넘어설지도 관심사다.

재수도 모자라 무려 6수에 도전하는 후보가 이번에는 꿈을 이룰지, 주민들이 원하지 않는 쪽으로 선거구가 강제 조정된 괴산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쏠릴지 등도 관전 포인트다.

◇ 청주서 4선 고지 등정 도전하는 정우택·오제세·변재일
청주의 3선 의원은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과 더민주당 변재일·오제세 의원이다.

이들이 나란히 '4선 고지' 등정에 나선다.

국회 개원 이래 청주에서 4선 고지에 오른 정치인은 여태껏 없다.

신경식 의원이 민정당에서 한나라당까지 이어오며 13∼16대 의원을 지내기는 했지만 청주·청원 통합 이전의 청원 선거구에서였다.

엄밀히 청주로만 따지면 국회 개원 이후 68년 만에 첫 4선 의원 도전인 셈이다.

충북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상당구에서 출마한 정 의원은 15·16대 때는 충북 중부권(진천·음성·괴산·증평)에서, 19대 때는 상당구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그의 4선 등정을 저지하기 위해 더민주당에서는 한범덕 전 청주시장이 나섰다.

한 전 시장 입장에서는 2006년 민선 4기 충북지사 선거에 도전했다가 정 의원에게 패한 뒤 갖는 설욕전인 셈이다.

한대수 전 청주시장은 새누리당 청주 서원구 공천 경선에서 패배하자 자신의 오랜 정치적 텃밭인 상당구에서 친반통일당으로 소속을 바꿔 도전장을 냈다.

서원구에서는 더민주 오 의원의 4선 고지 등정에 맞서 15대 총선 이후 내리 여섯 번째 금배지 도전에 나선 '5전 6기'의 새누리당 최현호 후보가 출전한다.

3선에 내리 성공한 더민주 변재일 의원이 출마한 청원 선거구도 관심 대상이다.

변 의원의 4선 저지를 위해 새누리당 오성균 당협위원장이 도전장을 던졌고, 오 위원장과 새누리당 공천 티켓을 다투다가 컷오프된 권태호 변호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여기에 국민의당 신언관 충북도당위원장과 민중연합당 김도경 전 도의원이 도전장을 던지며 '여다야다(與多野多)' 구도가 형성됐다.

◇ 청주서 무소속 후보 2명 출마…당선 전례 없어
여야 공천에서 배제된 예비후보들이 탈당, 무소속으로 가세해 선거 구도가 복잡해졌다.

2명의 무소속 후보가 출마했는데 지역구는 모두 청주다.

그동안 무소속 후보를 당선시켜 주지 않았던 청주 유권자들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더민주 노영민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흥덕구에는 새누리당 송태영, 더민주 도종환, 국민의당 정수창 후보가 포진한 상황에서 컷오프된 전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이었던 김준환 후보가 탈당, 무소속으로 가세했다.

김 후보는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로 출마했고, 2002년부터 14년째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을 맡아 표밭을 다져온 터라 여야 후보에게 밀리지 않는 득표력이 있다는 평가여서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울만큼 선거판이 복잡해졌다.

청원구에 무소속 후보로 나선 권태호 후보도 관심의 대상이다.

권 후보는 새누리당에서 컷오프되기 전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에게 크게 밀리지 않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청주는 유독 무소속 후보에게 냉담했다.

1958년 치러진 4대 총선 이후 지금껏 무소속 당선자가 배출되지 않았다.

정당 대결 구도로 펼쳐지면서 무소속 후보가 설 땅이 좁았던 것으로 보인다.

◇ 선거구 변경에 뿔난 괴산 표심 향배는
보은·옥천·영동·괴산 선거구에서는 치열한 여야 리턴매치가 펼쳐진다.

19대 총선 때 금배지를 단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에게 더민주당 이재한 지역위원장이 재도전하는 구도다.

5선 출신 이용희 전 의원의 아들인 이 위원장은 제19대 총선 때 패했던 박 의원을 상대로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주목받지 못했던 이 선거구는 선거구 조정을 거치면서 변수가 생겼다.

중부권 선거구에 포함됐던 괴산이 남부권으로 편입되면서다.

원치 않는 선거구 조정에 반발하는 괴산의 표심이 선거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굴러온 돌'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박 의원은 새누리당에 절대적 지지를 보냈던 괴산 민심이 돌아서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

이에 맞서는 이 위원장은 괴산의 반새누리당 정서 조성을 꾀하고 있다.

잘못된 선거구 조정 책임이 새누리당에 있다는 주장이다.

여야 후보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괴산 유권자가 어떤 선택을 하고, 새롭게 선거구가 조정된 남부권(괴산·보은·옥천·영동) 선거구에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재수에서 6수까지…이번에는 여의도 입성 성공하나
재수, 3수는 물론 6수에 나서 꿈에 그리던 여의도 입성을 노리는 후보들도 눈길을 끈다.

도내 최다 총선 출마자는 청주 서원 선거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최현호 후보다.

그의 '금배지 도전'은 이번이 벌써 6번째이다.

1996년부터 두 번 연속 무소속으로 출마해 고배를 마신 그는 2004년 제17대 총선 때 자민련 후보로 흥덕갑에 도전했고, 2008년 제18대 총선과 2012년 제19대 총선 때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처음으로 여당 공천을 받는 데 성공, '메이저 후보'로 여의도행 티켓 확보에 나섰다.

청주 청원 선거구 새누리당 오성균 후보는 세 번째 금배지 도전이다.

오 위원장은 지난 17, 18대 출마했다가 더민주 변재일 의원에게 모두 패했다.

새누리당에서 컷오프돼 청주시 흥덕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준환 후보도 지난 18, 19대 선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18대 때 출마했던 청주 흥덕구 새누리당 송태영 후보, 19대 때 고배를 마신 보은·옥천·영동·괴산 더민주 이재한 후보는 재수생에 이름을 올렸다.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jeon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