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김장철에 부인 서세레나 씨를 볼 면목이 없었다고 했다. 서울에서 원내대표로 활동하는 동안 부인 서씨는 지역에서 매일 김장 수천 포기를 담그러 다녔다. 원 원내대표는 1일 “김장 2000포기 담그는 행사를 하고 돌아온 아내가 병원에서 수액을 맞고 다음날 또 5000포기를 담그는 행사에 간다고 했을 때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치권 인사들은 “정치인의 가족으로 사는 것이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정치를 하는 당사자는 명예롭지만 나머지 가족은 덩달아 ‘공인’이 되면서 사생활에 큰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재선 의원 출신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청문회 과정에서 부인이 연대보증으로 인한 빚으로 신용불량 상태라는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다.

여권 유력 정치인의 부인은 “정치인 가족은 죄인 아닌 죄인”이라고 말했다. 정치인 가족이라는 이유로 항상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정치인에게 가족은 ‘영혼의 파수꾼’”이라며 “초심을 잃지 않도록 가족이 지지와 응원, 채찍질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자녀 입장에서는 인생 최대 이벤트인 결혼식도 정치인 자녀라는 이유로 조용히 치러야 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도 한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부산 봉생병원 강당에서 가족과 친지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막내아들 혼사를 치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 의장은 축의금과 화환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박지원 의원, 김부겸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도 자녀 결혼식을 비공개로 조용히 치렀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