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열 "격한 표현 있었다…더 신중하겠다"
주진형, 대리 유감표명에 "특별한 이유가 뭐 있겠나" 사과거부


더불어민주당은 31일 주진형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의 정부여당 경제정책과 인사들에 대한 원색적 비난이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더 신중하겠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지만 정작 당사자는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고 묵묵부답 하는 태도를 보였다.

주 부실장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을 '박근혜씨', 새누리당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을 '집에 앉은 노인',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극혐(극도로 혐오함)'이라고 거친 표현을 써 설화를 빚었다.

최운열 당 선대위 국민경제상황실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어제 우리 대변인(경제대변인을 맡은 주 부실장)이 언론 브리핑을 했다"고 운을 뗀 뒤 "상대방의 여러가지 경제정책이 너무 과거회귀적이라는 것을 의식해 말씀하다 보니 좀 격한 표현이 있었던 것같다"고 주 부실장을 대신해 진화에 나섰다.

이어 "전혀 그 분들 인신공격이 아니었는데 그렇게 표현된 부분은 저희가 앞으로 더 신중히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석한 주 부실장은 전날 자신의 언급에 대해 아무런 입장 표명 없이 예정한 대학등록금 부담완화 관련 브리핑을 이어갔다.

기자들이 주 부실장에게 "최 실장이 대신 사과했는데 그렇게 한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주 부실장은 "특별한 이유가 뭐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최 실장은 "특별한 이유라기보다도, 저도 그걸 읽어봤는데 용어라는 것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며 "이왕이면 조금 정제된 용어를 쓰는 게 좋지 않을까 해서, 그래서 저희가 상의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가능한 한 용어 선택이라든지 오해없게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유감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기자들이 주 부실장을 향해 "결자해지 측면에서 한 말씀해달라"고 주문했지만 주 부실장은 "저는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거나 철회할 의사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당내에서는 전날 주 부실장의 발언이 논란을 빚자 최 실장에게 상황의 심각성과 함께 주 부실장이 경제대변인을 맡는 것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전했고, 최 실장은 "국민경제상황실에서 상의해 잘 판단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도 주 부실장을 영입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에게 "선거 국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보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실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주 부실장에게 가능하면 절제된 용어를 쓰고 감정을 억제하며 이성과 논리로 모든 것을 대응하자고 말했고, 주 부실장도 동의했다"며 "다만 본인이 자존심이 강한 편이어서 오늘 브리핑 때 대신 유감표명을 하겠다는 말은 미리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이정현 기자 jbryoo@yna.co.kr